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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과 공동체, 예술영화의 핵심 키(key)로 [지금, 외화 명작 시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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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관람 문화→경험 공유 로 소비 방식 변화

영화 소비 방식이 변하면서 팬덤의 영향력이 커졌고, 특정 작품을 지지하는 관객층이 형성되면서 독립 예술영화가 단순한 일회성 개봉을 넘어 지속적으로 상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배급사들은 팬덤과 공동체를 형성하는 전략을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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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양자경 주연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다. 미국에서 개봉 초기 단 10개 스크린에서 시작했으나 입소문과 팬덤의 지지에 힘입어 3000개 이상으로 확대되며 1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결국 2023년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등 7관왕을 휩쓸며,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국내에서 ‘더 폴: 디렉터스 컷'(The fall)이 16년 만에 부활할 수 있었던 것도 영화에 대한 열렬한 팬덤의 영향이 컸다. 그들이 영화에 대한 감상과 해석 등을 SNS에 적극적으로 올리며 영화 사이트 및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결국, 그저 ‘좋은 영화’가 아니라 “함께 경험하고 싶은 영화”라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상영 요청 확대에 이어 타셈 싱 감독의 내한까지 이뤄졌다.

KU씨네마테크 주현돈 대표는 “요즘은 사람들이 영화 자체를 온전히 감상하기보다는, 영화를 봤다는 사실을 남기고 공유하는 데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에는 영화를 깊이 파고들며 사유하는 관람 문화가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영화를 본 경험 자체를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하고, 가볍게 접근하며 소비하는 방식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깊이 있는 영화가 기피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MZ세대는 숏폼 콘텐츠를 통해 영화를 소비하면서도, 특정한 날에는 깊이 있는 감상을 원하고, 평론가의 소개나 추천을 기반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가벼운 소비와 깊이 있는 감상이 공존하며, 새로운 형태의 관객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팬덤 결속 강화 문화는 독립 예술영화의 생존과 확장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예술영화가 특정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지속적인 흥행을 견인하는 구조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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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해외 예술영화들은 팬들을 만족 시킬 수 있는 굿즈 마케팅과 팬 이벤트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등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영화 해설 토크나, 한정판 오리지널 티켓, 포스터, 아트북, 스페셜 패키지 등은 관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더 폴: 디렉터스 컷’은 4번 관람한 30대 여성 관객은 “영화 관람료가 비싸지면서 영화의 규모감이 느껴지거나 작지만 오랜 여운을 주는 작품성 높은 작품 위주로 관람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규모감이 큰 영화인 경우는 언제든 볼 수 있고 OTT 등에서 만나거나 재개봉할 확률이 높지만 해외 예술영화는 ‘지금 아니면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에 입소문 난 작품 위주로 극장에서 보려고 한다. 재개봉작도 마찬가지다. 상영 당시 놓쳤거나 TV, OTT 등으로 관람했던 오래된 영화들을 꼭 극장에서 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극장을 찾게 된다. 이 작품들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도 있다”라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특전도 재개봉작이나, 독립영화 관람에 영향을 미친다. 재개봉작이나 독립영화들의 굿즈는 특히 디자인면으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최근에는 ‘러브레터'(Loveletter) 오리지널 티켓, ‘더 폴’ 굿즈 등을 소장하고 싶어 극장을 찾기도 했다. 영화를 관람하고 기념할 만한 굿즈를 소장하는 것도 영화 관람의 ‘경험’을 안겨주는 것 같아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단순히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경험’으로서 남기는 것이 중요해졌으며, 이는 팬덤을 더욱 결집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에 수입, 배급사들도 콘텐츠의 트렌드를 이끌며 팬덤을 만드는 2030 세대들의 동향 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찬란의 이지혜 대표는 “젊은 층 관객들은 ‘가심비’라는 소비 성향 속에서 집중하고 몰입하며 팬덤 중심으로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예술영화를 향한 관심이 일회성 소비가 아니라, 지속적인 팬덤 형성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독립 예술영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인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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