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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송혜교 |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그 어떤 것에도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어떤 풍파에도 주저앉지 않고,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걸을 뿐이다. 배우 송혜교의 퍼스널리티는 그 어떤 것도 흔들 수 없고, 또 오염시킬 수도 없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마음이다.
지난 24일 개봉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지난 2015년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오컬트 붐을 일으켰던 영화 ‘검은 사제들’의 후속편이다. 송혜교는 극 중 유니아 수녀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시리즈로 전에 없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던 송혜교가 이번에도 변화와 도전에 나섰다. 오컬트 장르인 ‘검은 수녀들’로 약 10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송혜교는 자신의 메인 장르였던 로맨스와 멜로가 아닌 ‘검은 수녀들’을 선택한 것일까. 답은 간단했다.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니아는 송혜교가 갈망하던 류의 캐릭터였다. 교리를 철저하게 지키며 신앙을 수행하는 일반적인 수녀와는 달리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니아에 매력을 느꼈단다. 송혜교는 “유니아는 자유로운 수녀라고 생각한다. 교단에서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반항하기도 하지만, 생명을 지킨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실제 수녀들을 만나며 자문을 구했을 때, 유니아와 그들의 삶은 너무나도 달랐다. 자문을 해준 수녀들이 놀랄 정도로 유니아는 우리가 미디어에서 접한 수녀와는 거리가 먼 캐릭터다. 이에 송혜교는 “유니아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들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캐릭터만의 개연성을 찾아나갔다. 그래서 흡연자는 아니지만, 오로지 캐릭터를 위해 흡연 연기를 감수할 수 있었다는 송혜교다. 송혜교는 “유니아가 일반적인 수녀들과 다르다는 걸 표현하기에는 담배라는 요소가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면서 “처음에는 제가 흡연자가 아니다 보니까 흡연 장면을 빼달라고 할까 고민도 했다. 그런데 계속 고민을 하다 보니 유니아의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필요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매력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영화에서는 유니아의 이전 서사가 없다 보니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했던 부분들이 많았다. 이에 송혜교는 “저도 연기를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그 이전에 어떤 스토리가 있을까 감독님과 대화를 했을 때 전사가 크게 있지가 않더라”면서 “그럼 우리가 만들어가자고 했다”라고 했다. 송혜교는 왜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소년을 구하려고 하는지 이해해 보려고 했다. 물론 처음부터 이해가 쉬웠던 것은 아니다. 송혜교는 “저도 처음에는 가족도 아닌 아이를 구하기 위해 내가 저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 저는 못한다. 다만 유니아는 일찍이 모든 걸 받아들였고, 또 수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렇게 유니아의 서사를 연기만으로 쌓아가던 송혜교다. 그런 송혜교의 연기가 빛을 발한 장면은 바로 구마신이다. 절박하게 소년을 구하기 위해 악령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유니아의 모습이 깊은 몰입감을 자아낸다. 송혜교에게도 구마신은 여러모로 의비가 있는 장면이었다. 그동안 감정을 참는 연기만 해왔던 탓에 자신도 모르게 갈증을 느끼고 있었던 찰나에 만난 구마신은 일종의 해방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송혜교는 “구마신을 찍을 때 내가 과연 그 표현을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연기할 때 너무 시원하게 잘 나와서 진짜로 사이다를 원샷한 느낌이었다. 모든 게 다 해소가 된 느낌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그렇게 자신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검은 수녀들’을 완성한 송혜교는 최근 다른 경로를 통해 자신의 틀을 조금씩 깨나 가고 있다. 신비주의 아닌 신비주의에서 벗어나 유튜브 콘텐츠를 비롯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지난날들에 대해 말하며 좀 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이에 대해 송혜교는 “10년 전에는 그런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았다. 일부러 신비주의를 하려고 한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그런 것들을 안 한 거였다. 또 여러 가지로 제가 여유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면서 “이번에는 제가 40대도 되고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물론 첫 번째는 영화 홍보 때문에 출연한 것은 맞다. ‘검은 수녀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다가가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송혜교는 “이상하게 나오면 어떡하지 걱정은 했는데 다행히도 ‘유퀴즈’ 보신 어른들께서 좋아해 주신 것 같다 유튜브는 젊은 친구들이 더 가까이 다가와준 느낌이라 좋아해 주시더라”며 웃어 보였다. 미디어로 접한 송혜교나 실제로 만난 송혜교나 그릇이 매우 큰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함께 했던 배우들이 송혜교를 가리켜 ‘큰 나무’와도 같은 사람이라고 하는지 실제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니 알 수 있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최선에 대해 해내려고 하는 삶의 태도가 지난 28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러 억측과 루머에도 흔들리지 않고 주어진 일을 수행하고, 또 가타부타 말없이 배우답게 작품으로 스스로를 증명해 내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송혜교가 걸어온 길만 봤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송혜교는 “모든 사람이 저를 다 좋아해 주실 수는 없지 않나”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유가 있어서 싫어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막연히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다. 또 반대로 이유 없이, 또 이유가 있어서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있지 않나”라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인간 송혜교가 너무 싫으시면 배우송혜교는 좋게 생각하게 만들어봐야지라는 생각을 해봤다. 어떤 작품을 보고 ‘쟤 싫었는데 이건 좋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검은 수녀들’, UA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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