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민 기자] 2월 28일, 극장가에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졌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과 윤석열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힘내라 윤석열’이 같은 주에 개봉한 것이다. 하나는 세계적인 거장 감독이 연출한 SF 블록버스터,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 대통령 모습을 기록한 정치 다큐멘터리. 둘 다 ‘생존’을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극장에서 마주하게 될 세계는 극과 극이다.

올 상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은 개봉일인 28일에 30만 명이 넘는 예매 관객 수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성적을 보였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미키 17’의 예매율은 68.5%로, 예매 관객 수는 31만 9000명에 달했다. 이는 경쟁작인 ‘퇴마록'(5.0%, 2만 3000여 명),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4.8%, 2만 2000여 명)를 압도하는 수치다. 대체공휴일이 있는 3월 3일까지 봉 감독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며 K콘텐츠의 세계적 위상을 드높인 ‘기생충’ 이후 봉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 ‘미키 17’은 얼음 행성 개척에 투입돼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죽으면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하는 복제인간 미키의 이야기다.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봉 감독의 첫 SF 영화이자, 1700억 원(1억 18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반면 ‘힘내라 대한민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언과 이후 상황을 보수적 시각에서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찾고 있다. 배우 최윤슬이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6.25 전쟁 전후 남북한의 이념 대립과 국가 상황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필연적인 선택으로 묘사한다.
서울 성동구의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27일 개봉한 ‘힘내라 대한민국’이 3차례 상영됐으며, 오전 첫 상영에서 100석이 넘는 좌석 중 대부분이 예매되었다. 탄핵심판 변론이 마무리된 지 이틀 만에 개봉하며, 윤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대중의 관심은 어디로 향할까? ‘미키 17’은 워너브러더스가 배급하는 글로벌 대작이며,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다. 기대감이 높고,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작품이다.
반면 ‘힘내라 대한민국’은 정치 다큐멘터리라는 특성상 특정 관객층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 영화관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고 싶은 이들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정치 다큐멘터리는 대중적인 흥행을 끌어내기 쉽지 않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관객이 나뉘는 만큼, 이번에도 흥행 성적이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과연 극장에서 펼쳐진 이 흥미로운 대결에서 관객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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