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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0%대로 곤두박질…결국 초강수 띄운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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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지난해 8월 부활시킨 수목드라마 라인업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시트콤 ‘킥킥킥킥’이 결국 방송 시간대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KBS는 26일 방송되는 ‘킥킥킥킥’ 7회부터 밤 10시 50분으로 편성 시간을 변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존 오후 9시 50분에서 1시간 늦춰진 시간대다.

드라마 '킥킥킥킥' 스틸컷 / KBS
드라마 ‘킥킥킥킥’ 스틸컷 / KBS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킥킥킥킥’은 시작부터 부진한 신호탄을 쐈다. 1회 시청률 2.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해 2회에서는 절반 수준인 1.0%로 폭락했다. 3회에서 1.2%로 소폭 반등했지만, 이내 4회에서 0.7%까지 곤두박질치며 ‘2025년 첫 시청률 0% 드라마’라는 굴욕적인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후에도 5회 1.0%, 6회 0.7%로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8년 만의 시트콤인데… 시청자 반응은 싸늘

‘킥킥킥킥’은 KBS가 2017년 ‘마음의 소리’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시트콤으로, 천만 배우 지진희(지진희)와 스타 PD 출신 조영식(이규형)이 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해 유튜브 구독자 300만 달성을 위해 좌충우돌 분투하는 오피스 코미디다. 총 12부작으로 현재 6회까지 방영됐다.

구성준 PD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제목 그대로 웃음을 강조했다. 모두 웃을 수 있게 작품에 다양한 코미디 요소를 담았다”며 “시청자들이 자기 취향에 맞는 개그 캐릭터를 골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연 배우 이규형 역시 “지진희 선배의 새로운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지진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과 달리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킥킥킥킥’의 부진은 KBS 수목드라마 라인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해 ‘완벽한 가족’을 시작으로 부활한 KBS 수목드라마는 ‘개소리’, ‘페이스미’, ‘수상한 그녀’까지 이어지며 3~4%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중 최고 시청률은 ‘개소리’의 4.6%였다. 하지만 ‘킥킥킥킥’은 0%대 시청률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킥킥킥킥' 주연 배우 지진희와 이규형 / KBS
‘킥킥킥킥’ 주연 배우 지진희와 이규형 / KBS
과한 텐션과 산만한 연출, 시청자 줄줄이 이탈

‘킥킥킥킥’이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지나치게 산만한 연출과 과도한 텐션이 꼽힌다. 코미디 장르 특성상 과장과 높은 텐션은 필요하지만 ‘킥킥킥킥’은 그 선을 넘어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기존에 젠틀한 이미지로 알려진 배우 지진희의 소리 지르고 강압적인 모습은 캐릭터에 대한 호감이 아닌 불호로 이어졌다. 이규형 역시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던 신경질적이고 자의식 강한 연기는 나름의 재미가 있었지만, 극 흐름이나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더불어 MZ 사원으로 등장한 가주하(전소영)와 왕조연(전혜연)의 지나치게 강렬한 캐릭터 설정도 작품 몰입에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정리되지 않은 하이톤으로 연기하는 이들의 모습은 작품 분위기를 잡아버려 전체적으로 두 인물의 강렬한 분위기만 기억에 남게 만들었다.

카메라 연출 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카메라가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연출은 이야기 자체가 산만하고 배우들의 톤이 하이톤인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더 큰 혼란을 안겼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코미디는 공감을 바탕으로 캐릭터 또는 상황의 반전을 통해 웃음을 자아내는데 ‘킥킥킥킥’은 코미디의 이 같은 기본을 놓치고 있기 때문에 인위적인 캐릭터와 설정만 남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외면받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드라마 '킥킥킥킥'에 특별출연한 홍석천 / KBS
드라마 ‘킥킥킥킥’에 특별출연한 홍석천 / KBS
굴욕의 0%대 시청률, 결국 마지막 승부수 던진 KBS

시청률 부진이 지속되자 KBS는 결국 편성 시간 변경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KBS 관계자는 “KBS는 탄력적 편성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편성은 젊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심야 시간 드라마 슬롯 확대를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MZ세대 시청자 유입을 위해 MZ세대를 타깃으로 제작된 킥킥킥킥을 편성했다”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젊은 시청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편성 변경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시청률 부진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킥킥킥킥’의 기존 방송 시간대에는 TV조선 ‘미스터트롯3′(최고 시청률 15.1%)를 비롯해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 – 신랑수업’, MBC ‘구해줘! 홈즈’, JTBC ‘이혼숙려캠프’ 등 강력한 경쟁 프로그램들이 포진해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킥킥킥킥’의 기존 방영 시간대에 ‘공사창립 특선다큐 살아있는 지구’가 편성됐다는 것이다. 사실상 다큐멘터리가 드라마를 밀어낸 형국이다. 또 드라마 편성 시간 변경 공지가 7회 방송 5일 전에야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급박하게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남은 6회, 반전은 가능할까?

심야 시간대 편성으로 과연 ‘킥킥킥킥’이 새로운 시청자층을 유입시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이야기는 중간 반환점을 돌았고, 시트콤이지만 6회까지 여러 설정들이 쌓인 상태에서 새롭게 유입되는 시청자들이 이야기를 따라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아직 절반인 6회가 남은 만큼 반등의 기회는 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동료애가 깊어지는 모습이 극적 긴장감을 더하고, 사내 로맨스도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고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킥킥킥킥’이 남은 회차에서 연출 방식과 캐릭터 활용법을 개선해 시청률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KBS의 편성 변경 전략이 힘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킥킥킥킥’은 26일부터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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