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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찐 인생2막’을 마주하는 청춘들을 향한 현실위로감을 품은 담백한 힐링영화가 최근 극장가에 펼쳐지고 있다.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써니데이’는 이혼 소송 후 고향 완도로 컴백한 슈퍼스타 배우 오선희(정혜인 분)가 첫사랑이었던 순정남 조동필(최다니엘 분)과 고향 친구들을 만나 서로에게 새로 시작할 용기를 주는 리스타트 해피 무비다.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로 주목받은 정혜인과 최다니엘이 각각 오선희와 조동필 등 주연을 맡았고, 한상진과 김정화가 완도군청 공무원이자 ‘동필’의 절친 ‘석진’, 석진의 부인이자 식당사장인 ‘영숙’으로 변신했다. 또한 강은탁이 ‘선희’와 이혼소송중인 남편이자 건설회사 사장 ‘성기’ 역으로 극적 긴장을 이끈다.

실제 ‘써니데이’를 살펴보면 분명한 기승전결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담백하게 품은 듯한 현실동화 느낌의 장면구성과 함께, 서른 살 어른이들과는 또 다른 톤으로 좌절을 견디는 마흔 살 청춘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이면에 담겨있다.
선희와 동필, 담백한 비주얼케미의 두 캐릭터가 서로에게 보이는 애정은 과거 첫사랑 향수와 함께, 서로의 좌절을 순수하게 현실적으로 보듬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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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감싸는 석진, 영숙을 비롯한 완도 주민들의 모습은 극적의도가 아닌 현실적인 눈높이의 위로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과한 관심보다는 따뜻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주민들의 모습은 정감있는 사투리 티키타카와 함께 개인경쟁 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담백한 힐링감을 준다.
이러한 캐릭터호흡과 함께, 스틸컷 슬라이드 느낌으로 담겨진 완도의 풍광들은 자연적인 감동은 물론 , 작품 속 캐릭터들의 현실적 호흡에 더욱 생기를 불어 넣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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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면전환이나 스토리 전개과정이 여느 작품처럼 하나로 흐르기 보다는, 여러 회차의 연결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러한 구성 역시 여러 현실조각들로 이뤄지는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처럼 ‘써니데이’는 대작 스타일의 매끄러운 호흡과는 다른 표현법과 함께, 좌절을 겪는 현대인들이 느끼는 막연한 그리움을 현실적으로 충족하면서 담백하게 위로를 건네는 ‘힐링무비’로 보여진다.

한편 영화 ‘써니데이'(감독 이창무, 제작 삼거리픽처스)는 12세 관람가며, 상영시간은 98분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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