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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팔레에 설치된 더블 C 형태의 런웨이 무대.
A SPECTACLE OF LIGHT AND MOVEMENT
지난 1월 파리에서 공개된 샤넬의 2025 봄/여름 오트 쿠튀르 컬렉션은 섬세하고 대담한 컬러 조합으로 가브리엘 샤넬 디자인의 핵심 요소인 ‘컬러’를 집중 조명했다. 샤넬 여사는 블랙을 통해 미학 혁명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었다. 동시에 색채 예술가였던 그녀는 블랙에서 화이트, 부드러운 파스텔에서 비비드 컬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컬러를 넘나들었다. 이번 오트 쿠튀르 쇼의 런웨이는 그랑 팔레 본당 중앙에서 무한대 기호를 연상시키는 더블 C 형태로 펼쳐졌다. 시노그래퍼 겸 디자이너 윌로 페론(Willo Perron)이 디자인한 이 무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오트 쿠튀르 하우스 샤넬의 한계 없는 탁월함을 상징하는 동시에 크리에이션 스튜디오가 재해석한 컬러 휠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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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서 밤으로 흐르는 전개를 보여주며 다채로운 컬러의 향연을 펼쳐 보인 샤넬의 2025 봄/여름 오트 쿠튀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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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팔레에 설치된 더블 C 형태의 런웨이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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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서 밤으로 흐르는 전개를 보여주며 다채로운 컬러의 향연을 펼쳐 보인 샤넬의 2025 봄/여름 오트 쿠튀르 컬렉션.
CHANEL 2025 SPRING-SUMMER HAUTE COUTURE
컬렉션은 화이트와 파스텔 톤으로 시작해 미드나잇 블루와 블랙으로 이어지며 낮에서 밤으로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새벽의 여명에서부터 밤하늘의 반짝임까지 색채의 시나리오가 동틀 무렵부터 시작해 어둠이 내린 후 다시 이어졌다. 새벽빛을 머금은 실크 크레이프 소재 파자마 스타일의 앙상블, 햇살을 품은 옐로 트위드 수트, 박스 플리츠 장식의 라일락 트위드 드레스, 페인팅과 장식이 돋보이는 블랙 & 화이트 트위드 수트 등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어서 등장한 퍼플 자카르 드레스와 함께 매치한 오렌지 핑크 코트, 페일 핑크 블라우스 장식의 미모사 컬러 드레스 수트 등도 감탄을 자아냈다. 플랫 혹은 힐 디자인의 스트래피 슈즈에서도 스카이블루와 바이올렛, 화이트와 크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컬러의 향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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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드나 포켓, 브레이드, 블라우스와 동일한 소재를 사용한 라이닝, 정교한 단추까지 매력적인 샤넬의 시그너처가 곳곳에서 조화롭게 빛났다. 때로는 블라우스가 스커트와 연결돼 예상치 못한 실루엣을 연출하기도 했다. 라이닝에 브론즈·핑크·그린·옐로·로열 블루·퍼플 새틴을 적용하고, 브레이드에 그래픽적 디자인과 작은 플라워 자수 등을 더해 색채의 강렬한 대비와 경쾌한 조화가 돋보였다. 블랙 벨벳 벨트와 수정이나 메탈, 라인스톤 버튼에서는 샤넬의 중요한 모티프인 달과 태양, 까멜리아가 은은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이날 쇼에는 샤넬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블랙핑크 제니, 배우 고윤정, 가수 지드래곤을 비롯해 카일리 제너, 두아 리파, 마리옹 코티야르 등 샤넬과 인연을 맺어온 셀러브리티들이 참석해 자리를 화사하게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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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에 참석한 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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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에 참석한 고윤정.
110 YEARS OF EXQUISITE ARTISTRY
샤넬의 오트 쿠튀르는 110년 동안 창조의 자유를 누리는 동시에 세대에 걸쳐 장인 정신과 노하우를 전수해 왔다. 전통 기법을 보존할 뿐 아니라 뛰어난 역량을 계속해서 갈고닦아 끊임없이 재해석하면서 샤넬 고유의 DNA를 고수한 채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발산해 왔다. 샤넬의 2025 봄/여름 오트 쿠튀르 쇼는 가브리엘 샤넬이 첫 쿠튀르 하우스를 연 1915년부터 샤넬의 중심에 자리 잡은 ‘끊임없는 혁신’을 주제로 하고 있다. 특히 포토그래퍼 잭 데이비슨이 촬영한 여섯 개의 룩은 한 폭의 회화 같은 장면 속에서 색채와 형태, 반사의 조화가 어우러진 섬세한 실루엣을 보여줬다. 플루 공방에서 제작한 가벼운 핑크 크렙린 러플 및 플랫 플리츠 디테일과 함께 A라인 코트 드레스로 변신한 샤넬의 트위드 재킷, 로뇽 공방에서 아코디언 플리츠 기법으로 제작한 칼라와 르 마리에에서 작업한 블랙 깃털 자수가 돋보이는 블라우스, 르 마리에 공방에서 수작업으로 염색한 후 그러데이션으로 밤하늘의 별을 담아낸 네이비 블루 시폰 투피스 등 공방 장인들의 손맛이 깃든 디테일이 조화를 이루며 샤넬 오트 쿠튀르의 예술성과 섬세함을 극대화했다. 110년의 장인 정신이 깃든 빛나는 소재와 유려한 실루엣, 정교한 장식이 어우러져 샤넬 오트 쿠튀르의 타임리스한 아름다움이 다시 찬란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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