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최우식과 박보영이 주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가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멜로무비’가 2월 둘째주(10일~16일)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톱10’ 차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1일 넷플릭스가 시청시간 등을 자체 집계하는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멜로무비'(연출 오충환)는 순위권에서 찾을 수 없다. 같은 기간 한국 시리즈는 2편이 이름을 올렸다. 주지훈, 추영우 주연 ‘중증외상센터’와 ‘오징어 게임’ 시즌2이다. ‘중증외상센터’는 280만 시청수로 7위에 올랐고, 이정재와 이병헌이 주연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270만 시청수로 8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영어 TV쇼 정상은 지난주에 이어 스웨덴의 미스터리 범죄 드라마 ‘오레 살인’이다.
‘멜로무비’는 10위인 ‘신토니아’ 시즌5의 180만 시청수보다 낮은 기록으로 첫 주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물론 공개일인 14일부터 16일까지 단 3일간의 수치이지만, ‘중증외상센터’가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시청수 470만을 기록하며 비영어 TV쇼 3위로 출발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성적이 더욱 두드러진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네 남녀 주인공이 서로에게 영감을 주면서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시간을 그렸다. 최우식과 박보영, 이준영과 전소니가 사랑에 빠지는 연인을 연기했다. 과거에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추억과 애틋한 감정을 마주하는 두 인물이 다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인 SBS ‘그해 우리는’으로 섬세한 로맨스를 선보였던 이나은 작가가 배경을 영화계로 바꿔 다시 한번 청춘의 사랑과 성장에 주목했다. ‘영화광’ 고겸(최우식)과 감독 김무비(박보영)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의 과정을 낭만이 넘치는 영화와 각박한 현실을 대비해 보여주면서 성장과 위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럼에도 ‘멜로무비’는 두 주인공이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더욱 초점을 맞추면서 기대했던 멜로 서사는 다소 빈약하게 전개된다는 지적을 얻고 있다. 사랑의 범위를 두 남녀의 로맨스에 한정하지 않고 형과 동생, 아빠와 딸,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연인 등 다양하게 담아내며 공감을 시도했지만, 이 과정에서 고겸과 김무비의 사랑이 마치 곁가지처럼 다뤄지는 아쉬움도 남겼다.
다만, 따뜻하고 편안한 감성을 안기는 ‘멜로무비’만의 장점을 알아보는 시청자가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멜로무비’는 잔잔하고, 서사적인 작품이다. (감정이)들끓어 오르는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성적이 다른 작품에 안 나올 수는 있지만 오랜 시간 회자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한다”면서 “차분하게 마음을 들여다보는 드문 작품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승부를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공 평론가는 “최근 공개되는 작품들이 뚜렷한 선과 악의 구분, 응징이나 복수 등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루지만 ‘멜로무비’는 다른 노선을 걷는다”며 “주인공들이 마음을 세세하게 읽고,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는 위안이 되고, 천천히 바라보고 싶은 작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멜로무비’는 반등의 여지를 남겨뒀다. 글로벌 차트와 다르게 국내에서는 ‘중증외상센터’를 제치고 16일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 21일 오후 기준으로 ‘멜로무비’는 여러 작품 가운데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글로벌 OTT 순위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는 15일 21위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인 16일에 11위로 순위가 뛰었다. 20일 기준 8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인 IMDb에서도 시청자들은 대체로 이 작품을 호평하며 “사랑과 상실, 구원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고 우아하게 다뤄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느린 듯하지만 재미있고 따스하다” “멜로를 암시하는 제목이지만 멜로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양한 관계를 통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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