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석탄이 발견된 이후 최대 광업도시로써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일으킨 곳, ‘크게 밝다(太白)’는 뜻을 담고 있는 강원 특별자치도 태백시로 ‘동네 한 바퀴’ 308번째 여정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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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아래 1,000고지에 직접 키운 산나물로 만두를 만드는 가족이 있다. 산나물 농사를 짓기 위해 맨주먹 정신으로 나무와 잡풀을 뽑으며 3천 평의 산을 개간했다. 부부의 손길로 가꾼 땅에 고기 맛이 난다는 눈개승마,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어수리, 곤드레를 심은 후 수확물로는 비건 만두를 만들고 있다. 5년 전 아들까지 합류해 가족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가족은 사장님 어머니와 대리 아들의 세대 차이를 줄여가는 중이다. 각기 다른 재료가 한데 모여 참맛을 내는 만두처럼 세 가족의 마음까지 버무려져 탄생한 건강하고 맛있는 산채 만두를 맛본다.
우리나라 유일무이한 지상 자연 석굴, 구문소는 물에 잘 녹는 석회암 물질이 다량 분포된 지질 덕에 만들어졌다. 구문소는 들여다볼수록 신비롭고 위용이 느껴지는 곳이다. 천연기념물 제417호로 지정될 만큼 5억 년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구문소에서 지구의 역사책을 읽어본다.
태백에서 태어나 유년과 학창 시절을 보낸 토박이 청년들이 태백의 진가를 눈으로, 향으로 느낄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공유 공방을 만들었다. 태백의 자연과 이야기, 눈에 보이지 않는 깨끗한 공기와 기운까지 표현하고 싶다는 젊은 패기의 청년 작가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향을 지켜내고 태백의 새 시대를 그리는 이들이 있어 태백의 내일은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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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의 석탄 탄광 도시 태백에서 광부로 일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1971년도 황지자유시장이 개장했다. 170여 개의 점포가 있을 만큼 성행했던 이곳에서 일찍이 포목집으로 자리 잡은 이무자 어머니는 한복을 짓던 야무진 손으로 감자옹심이 집을 차렸다. 이어 3남매가 차례로 어머니 가게로 들어와 맛을 이어가고 있는데, 둘째 아들이 감자 농사까지 짓게 되면서 자급자족 시스템을 갖췄다.
국내 최대 규모의 탄광이 있었던 장성광업소가 소유 및 관리하던 장성이중교는 1935년 일제가 검은 보석, 석탄을 수탈하기 위해 세운 교량이다. 위쪽은 석탄 수송용 전차가 다니고, 아래쪽은 보행자와 차량이 다니도록 설계된 국내 최초의 이중교이다. 근래엔 훼손이 심각해 아래 보행자용 다리인 금천교를 설치해 삼중교가 되었는데. 우리의 소중한 근대산업 문화유산을 가까이서 기억해 본다.
1960~80년대 국내 석탄의 약 30%에 달하는 640만t을 생산할 정도로 호시절을 겪었던 태백에서도 석탄을 전국으로 운반하는 철암역이 있어 철암동은 과거 서울과 견줄 만큼 성장했던 탄광 도시다. 하지만 1989년부터 시작된 석탄산업합리화사업으로 인해 주요연료가 석탄 대신 석유나 천연가스로 대체되면서 50여 개나 되던 광산이 대부분 문을 닫게 됐다. 태백 역시 작년 여름 마지막 광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그럼에도 평생을 철암에서 광부로 살아온 이들은 고향을 지키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데. 퇴역 광부들과 서각 동호회를 결성, 15년째 작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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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업도시 태백의 대표 별미 물닭갈비. 갱에서 나온 광부들이 칼칼해진 목을 씻어 넘기기 위해 닭 한 마리에 육수를 붓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각종 채소와 면 사리를 넣어 푸짐하게 끓여 먹던 유래의 음식이다. 많은 물닭갈비 식당 중에서도 어머니와 두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다. 5년 전 하늘로 소풍 간 사랑꾼 남편과 꾸려온 식당이었지만 이제는 남편의 빈자리를 두 아들이 채워주고 있다.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어 보글보글 끓는 사랑처럼 세 모자가 요리한 물닭갈비를 맛본다.
오는 길이 험난하고 길어도 반드시 밝아오는 봄처럼. 시린 계절 속에서도 씩씩하게 인생의 꽃을 피워내는 이웃들의 이야기는 2월 22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308화 씩씩하다, 그대 – 강원 특별자치도 태백]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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