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이선균을 추억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영화 ‘미키 17’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이 출연하여 자신의 영화 인생, 영화 비하인드 등을 털어 놓았다.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여러 질문에 답을 하던 봉준호 감독은 이날 방송에서 故이선균이 언급되자, 침통해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손석희가 먼저 “이선균 배우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해서 아직도 안타깝게 여기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경찰 수사) 과정이 문제가 있지 않았냐 하는 의견들을 많이 가지고 계시고…그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라고 질문했다.

이선균은 2023년 12월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이선균은 비공개 소환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일각에서는 강압 수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봉 감독은 2023년 12월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 관련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생을 마감하자 이듬해 1월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봉 감독을 비롯해 해당 성명서 발표에 함께한 가수 윤종신, 배우 김의성 등 문화예술 단체 회원들은 고인의 사건을 경찰과 언론에 의한 ‘인격 살인’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봉 감독은 “같이 일을 했던 분이고, 여러 가지 기억들이 교차한다”라며 “누가 뭐라고 해도 좋은 사람이었다. 좋은 배우였고”라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같이 일했던 동료로서 당연히 (성명서 발표)하는 것이 마땅한 상황이었고, 동시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다. 더 일찍 했었어야 한다는.. 이미 그런 불행한 상황이 오기 전에 더 왜 빨리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라며 울컥한 듯 끝내 말을 잇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대답을 듣던 손석희 또한 “많이 북받치신 것 같아서.. 잘 알겠습니다. 어떤 뜻인지”라며 질문을 마무리했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신작인 영화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28일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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