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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83%] ‘미키17’, 우주로 확장한 봉준호 감독의 현실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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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개봉하는 '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오는 28일 개봉하는 ‘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부유한 가족에게 기생하기 위해 가난한 두 가족 사이에 벌어진 참극은 자본주의의 씁쓸한 민낯을 들추며 전 세계를 홀렸다. 봉준호 감독의 2019년 영화 ‘기생충’이다.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감독의 신작은 우주로 무대를 옮겨 더 많은 은유와 풍자로 또 한 번 자본주의의 민낯을 비춘다. ‘미키17’은 봉 감독이 집요하게 탐구해온 주제의 SF버전인 셈이다.

‘미키17’은 죽는 일을 직업으로 둔 미키(로버트 패틴슨)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키는 같은 보육원 출신의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사채를 써 마카롱 가게를 차렸다가 쫄딱 망한다. 돈을 못 갚으면 목숨을 내놔야 한다는 협박에 티모와 지구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정치인 마셜(마크 러팔로)의 행성 개척단에 지원한다. 마셜의 열성적 팬덤 때문에 경쟁률은 치열하고, 미키에게는 기술도 재주도 없는 상황. 그리하여 미키가 선택한 직업은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익스펜더블’이다.

'미키17'은 행성 개척을 위해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미키17’은 행성 개척을 위해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 소모품 취급받는 주인공의 ‘웃픈’ 현실 풍자

익스펜더블이 되면, 행성 개척 과정에 필요한 위험한 일에 투입된다. 그러다 죽으면 프린팅(복제) 기술로 다시 살려낸다. 익스펜더블에 지원한 미키는 방사능에 노출돼서 죽고,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죽는다. 온갖 위험한 실험에 동원돼 죽을 때마다 프링틴된 신체와 주입된 기억을 통해서 되살아난다. 그렇게 17번째 미키가 탄생한다.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한 ‘미키17’은 살기 위해 죽어야만 하는 하층민 노동자의 ‘웃픈’ 현실을 통해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꼬집는다. 보험 가입 등이 허락되지 않는 미키는 일을 하다가 다치거나 죽더라도 보상받지 못한다. 그가 익스펜더블, 즉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미키가 죽을 때마다 마셜과 주변인, 친구인 티모조차 그의 죽음에 무감각해진다. 소모품인 그의 쓰임이 끝나면 새 것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생산 활동의 도구화가 돼버린 현대인의 모습이 미키에게 투영돼있다.

그런 측면에서 ‘미키17’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그렸던 ‘설국열차’와 ‘기생충’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앞선 작품들이 빈부 격차와 계층 간의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미키17’은 이와 함께 인간성 상실을 아우른다.

마셜의 행성 개척 계획은, 18번째 미키의 탄생으로 틀어지기 시작한다. 17번째 미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우주선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18번째 미키가 탄생한다. 문제는 프린팅된 인간이 여럿 존재하는 ‘멀티플’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명의 미키가 공존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로버트 패틴슨인 '미키17'에서 주인공 미키 역으로 1인2역에 도전했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버트 패틴슨인 ‘미키17’에서 주인공 미키 역으로 1인2역에 도전했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 현실과 맞닿은 SF영화…패틴슨의 1인2역 성공적

이때 18번째 미키의 성격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발전시킨다. 18번째 미키는 순종적인 17번째 미키와 달리 개척단을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마셜 부부에 대한 의심과 불만이 가득한 인물이다. 급기야 마셜에 반기를 드는데, 그러한 모습에 감화된 17번째 미키의 변화는 이후 마셜의 계획에 변수로 작용한다. ‘미키17’은 자신의 분신을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미키의 자아찾기 여정이기도 하다.

‘미키17’은 익스펜더블과 함께 행성의 원주민인 크리퍼 소재도 주요하게 다룬다. 마셜이 행성 개척을 위해서 크리퍼를 몰살하려 하는데, 그의 모습은 생명을 경시하던 ‘옥자’의 미란도(틸다 스윈튼)를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원주민의 피와 눈물 위에 나라를 세우고 식민지를 다스렸던 과거 서구 열강의 모습도 떠올리게 한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의해서 새롭게 재편 중인 오늘날의 국제 질서에 대입해도 유효하다.

여기에 ‘미키17’는 지구 밖의 행성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 알맹이는 현실과 착 달라붙어 있다. 다른 SF 영화와 달리, ‘미키17’의 이야기가 피부에 와닿는 배경이다. 그러나 이야기에 너무 많은 재료들을 담으려고 해선지 조금 산만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도 다소 느슨하다.

미키로 1인2역에 도전한 로버트 패틴슨은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패틴슨은 착하고 소극적인 미키와 거칠고 저돌적인 미키, 양 극단의 성격을 가진 인물들을 유연하게 넘나든다. 또 한 명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인물은, 노련한 연기로 인물에 활력을 불어넣은 마크 러팔로의 마셜이다. 마셜은 괴팍한 성격의 정치인으로, 권위를 내세우지만 사실은 아내 일파(토니 콜렛)에게 많이 의지하는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그려진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유쾌함을 선사하며 ‘신스틸러’ 활약을 펼친다.

마크 러팔로(가운데)는 '미키17'에서 독재자 마샬을 연기했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마크 러팔로(가운데)는 ‘미키17’에서 독재자 마샬을 연기했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감독: 봉준호 / 출연 :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 제작 : 플랜비 / 수입·배급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개봉일: 2월28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7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

로 나눠 공개합니다.]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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