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몰려가 시위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다.

17일 오전 7시 20분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평동의 한 아파트 단지 후문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20여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정정미 out 감방 가자’ ‘편파 탄핵 중단하라’ ‘대통령을 석방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문형배는 사퇴하라” 물러가라 자격 없다”고 외쳤다. 한 여성 지지자는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에서 편하게 자랐는데 자식들한테 이런 거 물려주면 안 되기 때문에 나왔다”며 “나라가 공산화돼서 큰일이 났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러다 주민 신고가 들어오면 제한할 수 있다. 소음을 관리하고 주민들한테 피해가 안 가게 하라”라고 안내했고, 후문 양쪽 인도에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근 시간이 다가오자, 지지자들은 후문에서 나오는 차들을 향해 “문형배는 사퇴하라”라고 연이어 외쳤다. 이에 한 주민은 “신고된 집회는 맞냐”며 “집회는 광화문에서 해야지. 왜 남의 집 앞에서 이러냐. 나도 정치 성향은 보수지만 법관 위협은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지자들에게 “집회 신고를 했냐”, “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냐. 아이들 키우는 집도 있는데 시끄러워서 나왔다”라며 항의했다. 이에 한 지지자는 “주민들에게 피해를 줘서 미안하다. 오전 9시면 끝난다”라고 말하기도.

지지자들은 최근 불거졌던 문 대행의 ‘동창 카페 음란물 댓글 의혹’에도 목소리를 냈다. 문 대행의 모교인 경남 진주의 한 고등학교 동문 온라인 카페에 음란물이 공유됐고, 이 게시글에 문 대행이 댓글을 달았다며 국민의힘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조작된 사진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경찰은 문 대행이 음란물 게시를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봤다.
이미 거짓으로 밝혀졌음에도 문 대행 집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자격 미달 문형배는 사퇴하라”, “비상계엄은 대통령 권한”, “포르노 판사 즉각 사퇴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집회는 결국 8시 40분쯤 마무리됐다. 집회를 주최한 단체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부정선거 부패방지대(부방대)’다. 부방대는 이날을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오전 7시 30분과 오후 6시 등 하루 두 차례 집회를 예고했다. 박윤성 부방대 사무총장은 “자택 시위를 하면 동네 평판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문 대행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 다른 재판관도 자택 주소를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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