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래퍼 식케이, 프로듀서 듀오 그루비룸 멤버 휘민의 또 다른 자아 릴 모쉬핏이 합작 앨범 ‘K-FLIP’을 발표했다.
선공개한 디스곡 ‘LALALA (Snitch Club)’를 비롯해 더블 타이틀 ‘KC2 (Feat. JMIN, 김하온 (HAON))’, ‘PUBLIC ENEMY (Feat. 노윤하, Wuuslime)’, 그리고 ‘K-FLIP’, ‘INTERLUDE’, ‘SELF HATE (Feat. 호미들)’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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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케이와 릴 모쉬핏은 ‘레이지'(Rage)를 택했다. 트랩 힙합의 하위 장르인 레이지는 신스 사운드와 리드 사운드 같은 전자 악기들을 강조하며, 부스트와 디스토션이 강한 808을 사용한다.
2018년 등장한 레이지는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출신 래퍼 플레이보이 카티가 2020년 발표한 정규 2집 ‘Whole Lotta Red’와 미국 오하이호 주 캔튼 출신 래퍼 트리피 레드가 2021년 플레이보이 카티와 협업해 낸 싱글 ‘Miss The Rage’가 히트를 치면서 급격히 부상했고, ‘Miss The Rage’ 곡 제목에서 따와 이름이 지어지게 됐다.
식케이, 릴 모쉬핏과 더불어 왈리, 캐쉬뱅 등 국내 힙합신에서도 앞서 많은 레이지 시도들과 호평이 있었던 가운데, 이번 ‘K-FLIP’은 ‘K-레이지’를 확립했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K-FLIP’의 모든 수록곡은 ‘K-뮤직’을 샘플링해 제작했다. 1번 트랙부터 ‘K-FLIP’은 실리카겔 ‘Desert Eagle’, ‘KC2 (Feat. JMIN, 김하온 (HAON))’는 천인학의 요아정 리액션과 박재범 ‘병신 (F*CKBOY) (Feat. Sik-K, BewhY, Ugly Duck)’, ‘LALALA (Snitch Club)’는 오케이션 ‘LALALA (Feat. Beenzino)’, ‘INTERLUDE’와 ‘SELF HATE (Feat. 호미들)’는 김사월 ‘달아’, 마지막으로 ‘PUBLIC ENEMY (Feat. 노윤하, Wuuslime)’는 칵스 ‘zeitgeist’와 더 콰이엇 ‘2 Chainz & Rollies (Feat. Dok2)’ 사운드를 가져왔다.
“사실 이 앨범은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했어요. 매번 같은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이 재미없었던 저는, 당시 제가 사랑하는 한국 음악들로 새 앨범을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프로듀싱을 시작했고, 수록곡들의 절반은 샘플 클리어 작업까지 마친 상태였어요. 하지만 이 앨범을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들이 잘 떠오르지 않았고, 그래서 혼자 제가 가장 친한 친구이자 제가 좋아하는 사운드를 잘 구현해주는 식케이에게 모든 곡의 훅을 맡겨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협업이 잘 어울릴 것 같은 아티스트들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결국 작년 상반기에 프로듀싱 작업은 끝냈지만 앨범은 묻어두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중, 10월 어느 날 민식(식케이)이와 스튜디오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이런 대화가 시작되었어요. 민식이가 ‘한국적인 게 뭘까? 로컬라이징이란 뭘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 주제에 대해 깊이 대화하다가 민식이가 ‘우리나라 음악들을 샘플링한 노래들로만 앨범을 만들어볼래?’라는 제안을 했어요. 저는 바로 ‘야, 잘됐다. 나 준비해놨다가 버린 게 있는데 그거 하자!’라고 답했고, 불과 한 달에서 한 달 반 만에 이 앨범을 완성시켰습니다. 민식이가 앨범 주제와 타이틀 이름으로 K-FLIP을 제안했고, 저는 그 이름에 너무 만족했습니다.”(릴 모쉬핏)
외국에서는 이미 레이지라는 장르가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 있다. 지난주 빌보드 핫 100 1위로 데뷔한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출신 래퍼 트래비스 스캇의 ‘4X4’ 역시 레이지 형태의 음악이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아이돌 그룹 영파씨가 ‘Scars’,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Deja Vu’에서 레이지에 도전하는 등 공중에게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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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의 발현과 성행은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려 있다. 팬데믹으로 억눌린 사람들이 ‘Miss The Rage’, 즉 ‘격분’을 그리워하며 청각적 쾌감이 뛰어난 레이지를 찾게 됐고, 엔데믹 후 파티·페스티벌이 다시 성하며 이에 최적화된 음악인 레이지 역시 같이 붐업된 것.
목소리 또한 하나의 악기로 사용하며 깊은 메시지를 품지는 않는 레이지는 생각 많은 삶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것이 역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힙합 음악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 잡은 레이지가 앞으로 어떤 걸음을 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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