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이 달려가 그를 가장 먼저 축하했다.
지난 8일 중국의 린샤오쥔(임효준)은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선에서 41초150을 기록, 한국의 박지원(서울시청·41초 398)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의 박지원, 장성우도 함께 경기에 참가했다.
한국 선수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린샤오쥔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박지원을 추월, 극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레이스를 마친 린샤오쥔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한 뒤 중국 코칭스태프 품에 안겨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경기 중 ‘밀어주기’ 의혹이 불거졌지만,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이 종합 대회에서 중국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겨준 것이었는데.
린샤오쥔은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태극기를 달고 남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대표팀 동료 황대헌과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 법정 다툼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귀화 결정을 되돌리진 않았다.
이번 경기에서 역전으로 아쉽게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의 박지원, 동메달을 획득한 장성우도 엎드려 울고 있는 린샤오쥔에게 다가가 등을 두둘기며 축하를 건네는 모습이 포착되어 훈훈함을 자아냈다. 박지원은 린샤오쥔과 경기 전후로 대화하며 서로 인사를 주고받기도.
중국의 한 기자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지원에게 “500m 결승에서 재경기가 결정됐을 때 린샤오쥔과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데 어떤 대화를 했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박지원은 “그런 상황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열심히 하자’, ‘힘내자’ 밖에 없다. 경기는 싸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서로 최선을 다하는 게 서로를 향한 존중이자 진짜 서로를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훈련한 것들을 경기에서 보여주기 위해 경기한다. 그래서 서로 격려하는 이야기만 나눴다”고 덧붙였다.
린샤오쥔이 500m에서 1위를 차지한 뒤에도 대화를 나눴던 박지원은 “운동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건 그만큼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결과”라면서 “그런 결과를 이룬 선수에게는 모두가 축하를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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