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이 외과의사가 됐을 때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글로벌 1위 등극
주쥰 주지훈, 톰 크루즈 능가하는 ‘쥰 크루주’
![‘중증외상센터’ 주지훈. 알고 보면 ‘미션 임파서블’ 톰 크루즈 ⓒ사진 출처=네이버 블로그 blanche15](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078/image-5e390c25-82f5-4ae7-9ad9-7bf5b7592ef6.jpeg)
첫 등장부터 섹시하다. 선글라스에 가죽점퍼, 오토바이를 타고 헬기의 추격을 따돌리며 척박한 외지의 땅을 가를 때 드라마를 잘못 택했나 했다. 주지훈, 이번에 중증외상센터 외과의사 아니었어? 흰 가운을 입을 때까지 한참이 걸렸다.
‘미션 임파서블’ 톰 크루즈 납셨다. 아니, 그 이상이다. 제아무리 불가능한 게 없는 에단 헌트(톰 크루즈 분)도 외과수술은 못 한다. 주지훈의 백강혁은 비밀 첩보원 에단 헌트가 하는 것 다 하면서 최고의 외과 전문의를 얹었다. 대중이 부르는 주지훈의 애칭, 주쥰. 톰 크루즈를 넘어서는, ‘쥰 크루주’의 탄생이다.
파열된 심장 부위에 임시로 수술 장갑을 덧대 출혈을 막질 않나, 공중 헬기 안에서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1차 수술 준비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8부작 내내 손댈 틈 없이 떠난 단 한 번만 제외하고 손만 댔다 하면 모두 살려내니 전설의 명의 화타를 연상시킨다. 사실 화타는 존경의 뜻을 담은 ‘선생’이라는 뜻이고 보면, ‘백강혁 화타’ 되시겠다.
![한국대병원 중증외상센터 백강혁, 다시 보니 2세기 중국 한나라 전설의 명의 화타. 21세기 대한민국 이국종 교수의 노고를 상기시키는 인물 ⓒ넷플릭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078/image-a4e17c8d-cfb4-44c5-8270-dd546041a71e.jpeg)
백강혁은 평범하지 않다, 비범하다. 실력도 최고지만, 스스로 그 능력을 잘 알고 있고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마음껏 드러내고 뽐낸다. 잘난 척도 최고라는 얘기다. 두려운 게 없어 사회생활 잘하려 조직에 충성하기는커녕 옳은 소리, 쓴소리 마구마구 까댄다. 신기한 건 얄밉지도 않고 재수 없지도 않다. 되레 재수있고 그의 직진 행보에 속이 뻥 뚫린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연출 이도윤, 각본 최태강, 제작 스튜디오N·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채널 넷플릭스)의 원작이 웹툰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작가 홍비치라, 원잔 한산이가, 플랫폼 네이버)이다 보니 캐릭터가 비현실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더 중요해지는 게, 바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다. 그저 와 닿지 않는 캐릭터로 끝날 것인가, 현실에 어디에 있고 없다면 꼭 있었으면 하는 살아있는 인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것인가는 배우들에게 달렸다.
주지훈이야 연기력 하면 이론, 재론의 여지가 없는 보증수표다.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잘난 척 대마왕에 정의감은 저세상 어벤져스 급인데, 밉기는커녕 멋져야 하니 말이다. 백강혁의 마음 바탕에 있는 휴머니즘이 그 톡톡 튀는 언행 사이 슬쩍슬쩍 배어 나와야 하는데, 바로 이 대목이 주지훈이라는 배우가 가장 잘하는 전공과목이다. 인물의 겉모습이 어떻든, 언행이 어떻든 저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배우의 따뜻함이 밉상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이는 매직, 그 마법을 가장 잘하는 게 주지훈이다.
주쥰 주지훈은 이번에 전공과목 하나를 더 택했다. ‘잘생김’이다. 본인은 잘 모르는,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면모지만, 사실이다. 세계 분쟁지역에서 VIP 신변 보호 및 응급 의료를 담당하는 민간군사기업 ‘블랙 윙즈’에서 말라크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인간병기이자 메디컬 닥터여야 하는 메딕으로 근무했던 백강혁. ‘미션 임파서블’ 첩보원에 외과의사를 더한 것도 모자라 자줏빛 수트면 수트, 파란 수술복이면 수술복, 흰 가운마저 잘 어울리며 밤톨 같은 훈남의 미모를 과시했다. 대한민국 여심이 여기저기서 흔들리고 있다. 제대로 ‘쥰 크루주’이다.
![사람 살리는 이들이 진정 어벤져스 ⓒ사진 출처=네이버 블로그 blanche15](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078/image-f3566462-1085-48b5-8cbf-6c2cd406f3cf.jpeg)
배우 주지훈이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통해 잘한 걸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작품을 주지훈만의 것으로 삼지 않고 함께하는 동료 배우들에게 곁을 내주었다는 것이다. 많은 시청자가 이 드라마를 보고자 하는 출입구는 분명 주지훈이었고, 주지훈표 백강혁을 원톱으로 해도 인기가 하늘을 찔렀을 텐데 배우 주지훈은 평소와 똑같이 ‘함께하는 협업’을 중시했다.
결과는 명확하다. 추영우, 하영, 윤경호…연기 잘하는 거야 입 아픈 배우들이고 그동안에도 한결같이 잘해 왔지만 이번에 유독 빛난다. 주지훈과 함께, 동등한 주연으로 등극했다. 백강혁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주지훈이 동료 배우들과 함께 나눠서이고, 윤경호·하영·추영우 배우가 쉼 없이 다져온 연기력으로 그 빛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서다.
뿐인가, 마지막 ‘멋진’ 반전을 드리우는 김의성과 8화 내내 못난 짓만 해도 ‘귀염미’를 발산하는 김원해, ‘뻔하지 않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그려준 카리스마 김선영, 긴 머리 매력 발산하는 마취통증외과 레지던트로 백강혁에게 ‘묵묵한 신뢰’를 보내는 정재광, 백강혁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중앙구조단 팀장 역의 홍우진 등 ‘중증외상센터’에는 드라마를 믿음직스럽게 받친 배우들이 많다. 그 중심에 이들 모두와 협연한 주지훈이 있다.
![제2의 백강혁이 중요하듯 후배에게 기회와 공간을 만들어주는 배우 주지훈, 시즌2를 기다리며! ⓒ](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3-0078/image-200f629c-a33d-4947-9fba-4213a29ef335.jpeg)
주지훈은 6일 데일리안에 “모두가 잘해서 팀으로 예뻐 보일 뿐이에요”라고 겸손을 보이며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힘이 납니다”라고 깊은 감사를 전했다.
좋은 일은 몰려다닌다. ‘중증외상센터’의 글로벌 1위도 반갑지만, 재정난으로 문 닫을 위기에 처했던 중증외상 수련센터에 긴급 자금 투입이 예고되면서 고비를 넘겼다. ‘제2의 이국종’을 키운다던 선의가 당장은 지켜지게 됐다. 드라마가 우리 사는 세상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이자 단지 현실과 관계없는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는 ‘친구’임이 확인되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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