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실이 위암 투병 끝에 81세의 나이로 별세하면서 많은 이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주실은 지난 2일 오전 의정부에 위치한 가족의 집에서 눈을 감았으며, 이후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회생하지 못했다.
고인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조문은 3일부터 가능하고 발인은 5일로 예정됐다.
이주실은 생전 유방암을 극복한 투병 경험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바 있다.
그는 50세이던 1993년 유방암 3기 판정을 받고 이후 말기로 진행되면서 시한부 1년 선고를 받았으나, 강한 의지와 치료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위암 판정을 받았고, 투병 생활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주실은 과거 방송을 통해 유방암 투병 당시의 경험을 솔직하게 전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는 딸들과 목욕을 하던 중 딸이 가슴에서 이상한 멍울을 발견했고, 이후 병원을 찾아가 암 진단을 받게 됐다고 회상했다.
당시 3기 말로 이미 진행된 상태였으며, 곧 4기로 악화됐다.
그는 “아이들이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하며 모성애가 자신의 투병 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유방암 투병 중에도 연기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다 놓아버리면 무기력해진다. 영화 쪽에서 일하자고 연락이 왔는데, 내가 ‘나 아프다’고 하니 ‘그건 질병이고 우리는 일이다’라고 하더라. 그 사고방식이 감사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주실은 1964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이후 드라마와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드라마 ‘여심’, ‘맥랑시대’, ‘아들과 딸’, ‘뉴하트’, ‘천만번 사랑해’, ‘대물’, ‘49일’, ‘보이스’, ‘경이로운 소문’, ‘나쁜엄마’ 등에서 명품 연기를 선보였고,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도 주요 배역을 맡으며 최근까지 활동을 이어왔다.
영화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식객’, ‘님은 먼 곳에’, ‘명량’, ‘사바하’, ‘부산행’ 등 수많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2023년 영화 ‘오마주’로 제10회 들꽃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 인생의 빛나는 순간을 기록했다.
고인의 사인으로 알려진 위암은 위 점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위암이 진행되면 복통, 복부 팽만감, 구토, 위장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조기 발견이 어려워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위암의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만성 위축성 위염, 짠 음식과 같은 식습관,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적 제거가 필수적이며, 전이 여부에 따라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주실이 극복했던 유방암 역시 국내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로, 매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자가 검진이나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조기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은 만큼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이주실은 투병 중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는 한 방송에서 “삶의 가치가 아프지 않았을 때와 달라졌다.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 떠났다면 이런 순간을 못 만났을 것”이라고 말하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또한 친정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매일 기도했으며, 당시 5년만 더 살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어느덧 5년이 지나 10년, 20년을 더 살게 되었다고 밝히며 신앙과 가족의 힘이 큰 버팀목이 되었음을 전했다.
연기 인생 60년을 넘긴 이주실은 늘 대중에게 따뜻한 모성애를 연기하는 배우로 사랑받았다.
그가 맡은 역할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진정성 있는 연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의 선한 이미지와 탄탄한 연기력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주실의 마지막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로, 그는 극 중 황준호(위하준 분)의 어머니 역할을 맡았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끝까지 배우로서의 열정을 이어갔으며, 마지막까지 연기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
고인의 장례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러지며, 5일 발인이 진행될 예정이다.
많은 동료 배우들과 후배들, 그리고 그를 사랑했던 팬들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실의 별세 소식에 연예계와 대중들은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따뜻한 배우였다”, “언제나 모성애가 느껴지는 연기를 해주셨다”, “편히 쉬시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고인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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