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스타 비욘세가 생애 처음으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 상을 거머쥐며 그래미 통산 35차례 수상 기록을 썼다.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비욘세는 앨범 ‘카우보이 카터'(Cowboy Carter)로 이 시상식의 최고상으로 여겨지는 ‘올해의 앨범’ 수상자로 호명됐다.
비욘세가 가수로 데뷔한 이래 그래미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욘세는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올라 “그저 만족스럽고 매우, 매우 영광”이라며 “많고 많은 해가 지난 뒤 받게 됐다”(It’s been many many years)고 말했다.
그는 이전까지 올해의 앨범 후보에 4차례 올랐지만 계속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러다 올해 드디어 이 상을 받으면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게 됐다.
비욘세는 이날 최우수 컨트리앨범상, 컨트리듀오·그룹 퍼포먼스상도 받았다. 이로써 비욘세가 그래미에서 받은 상은 통산 35개(99회 후보 지명)로 늘었다. 또 역대 최초로 흑인 여성으로서 그래미 컨트리앨범상을 받는 기록도 썼다.
올해 그래미 최다 수상자는 5관왕에 오른 래퍼 켄드릭 라마였다. 라마는 히트곡 ‘낫 라이크 어스'(Not Like Us)로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등 주요 상 2개를 휩쓸었고, 랩 퍼포먼스, 랩 노래, 뮤직비디오상도 받았다.
인기 절정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해 ‘올해의 앨범’ 상을 통산 4번째로 받으며 이 부문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썼으나 올해는 후보에 오른 6개 부문에서 하나도 상을 받지 못해 무관으로 돌아갔다.
신인상 부문에서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채플 론이 인기 스타 사브리나 카펜터를 누르고 상을 가져갔다.
론은 수상 소감으로 자신의 데뷔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경험을 얘기하며 “음반 레이블 회사들은 아티스트에게 살 만한 급여와 건강 보험, 보호를 제공하고 소중한 직원으로 대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카펜터는 신인상을 놓친 대신 최우수 팝 보컬 앨범상과 팝 솔로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영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찰리XCX는 최우수 댄스 팝 레코딩상과 댄스·일렉트로닉 앨범상을, 여성 래퍼 도우치는 최우수 랩 앨범상을 받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래미의 ‘여풍’이 거셌다.
로제와의 듀엣곡 ‘아파트’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브루노 마스는 레이디 가가와 함께 부른 듀엣곡 ‘다이 위드 어 스마일’로 이날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마스는 수상 소감으로 가가에게 “나는 당신의 위대한 음악 유산에서 작은 역할을 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몸을 낮추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가가는 이어 결연한 표정으로 청중을 향해 “트랜스(젠더)인 사람들은 투명인간이 아니다. 그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퀴어 커뮤니티는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며 “음악은 사랑”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 정부가 남·여 2가지 성만 인정하기로 한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객석의 동료 음악인들은 큰 박수로 가가의 말에 지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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