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숙이 10년째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글씨는 점점 보이지 않지만, 그는 딸이 녹음해준 대사를 ‘듣고 외우며’ 여전히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29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 함께하고 있는 배우 박근형과 손숙이 출연했다.
이날 손숙은 ‘나이 들어서 좋은 점’을 묻는 질문에 “일단 편안해진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끓던 게 좀 가라앉고, 욕심도 이제 내려놓게 된다”면서 “나도 사실 연극에서 주인공만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할머니 역할이 오고, 그러다 보니 ‘내려놓자, 이 나이에 마냥 고집만 하면 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욕심이 없어지면서 어떤 역할이든 따지지 않게 됐다는 손숙은 “나한테 멜로드라마 주인공을 겠냐. 그냥 대본 하나에 한 신이나 두 신만 나와도 재밌다”라고 고백했다.
특히 손숙은 10년째 황반변성을 앓고 있다며, 몇해 전부터 대사를 녹음해서 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옛날에는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책 읽으면 하루가 금방 가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눈이 완전히 나빠져서 글씨를 못 읽는다. 가끔 하느님이 왜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걸 뺏어가셨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다가 딸이 대사를 녹음해 줬다. 그걸 저녁마다 누워서 듣는 거다. 계속 들으면 일주일째 되면 대사가 외워진다”라고 밝혔다.
딸이 녹음해준 대사로 외우기를 수백 번. 그렇게 무대에 오른 손숙은 “처음에 딸이 듣기를 권하는데 도저히 못 하겠더라. 보는 것과는 너무 달랐다. 그런데 할 수 없으니까 차츰차츰 듣는 걸로 갈 수밖에 없었다”라며 “눈이 조금씩 조금씩 안 좋아진다. 황반변성을 앓은 지도 10년 됐는데 눈이 늘 어둡다. (무대에서) 아웃 된 다음에 나갈 때는 다른 배우들이 날 잡아준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