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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세의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으로 전한 동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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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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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와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소개해 온 ‘엘르 프렌즈(ELLE Friends)’ 칼럼을 2024년 내내 멋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빛내 줬다.
닭과 개, 고양이 등 다양한 동물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전했던 1년간의 프로젝트를 마친 지금,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를 돌아본다면 그야말로 어느 날 갑자기 메일을 받았다. 내가 인스타그램(KayMcDonagh51)에 올린 작품을 보고 연락을 준 것 같았는데, 이런 제안은 처음이라 아주 기뻤다. 첫 요청이었던 강아지 밤비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그리면서 한국이라는 먼 나라에 살고 있는 이 강아지에게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궁금했다. 내 작업이 마음에 들었는지 1년간의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수락했다! 어려울 때나 긴장될 때도 많았지만 즐거운 여정이었다.

밤비는 처음 당신에게 연락한 〈엘르〉 전혜진 에디터가 보호소에서 막 입양한 강아지였다. 다음에는 이마루 에디터의 본가 마당에서 기르는 열다섯 살 진도견 소리를 그렸다. 총 12편의 작업 중에서 또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는지
콧등에 난 흉터가 인상적이었던 소리가 지난여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서점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도 좋았다. 책 사이에서 쉬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한 손님들은 얼마나 즐거웠을까? 열악한 환경에 있던 동물들이 자신을 사랑해 줄 반려인을 찾아 행복해지는 이야기는 언제나 나를 사로잡는다.

특별한 배경 없이 한 마리의 동물을 담아내는 작업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언제부터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나
한 마리만 그리는 것은 그 편이 고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잠든 고양이를 포함한 길고양이, 강아지 같은 일상의 동물을 선호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받는 순간의 인상이다. 진짜로 이 일에 나를 던져보기로 한 것은 두 아이가 태어난 이후다. 작은 프린트 프레스를 구해 이것저것 시도하며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지! 집에는 항상 반려동물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들이 종종 내 그림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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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를 들려준다면
남편 마틴이 은퇴한 2007년 이후, 데번의 작은 해변 마을 시드머스(Sidmouth)에 정착했다. 내 작업실과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이 집에 왔을 때는 구조한 강아지 오지(Ozzy)와 함께였다. 에너지 넘치고 열정적인 오지가 16세로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고양이보호협회(Cat’s Protection League)’에서 자매였던 도티(Dotty)와 대시(Dash)를 입양해 함께 살고 있다. 자매지만 둘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여러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전하다 보면 이들이 짧은 생애 동안 우리 곁에 머무르는 일이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진다. 당신의 마음에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 반려동물은
역시 오지다. 검정 스태퍼드셔 테리어인 오지는 사랑이 넘쳤고, 몹시 헌신적이었다. 특히 산책 갈 때나 파도 가장자리를 내달리며 해변에서 캐치볼을 할 때면 어찌나 신나 하던지! 오지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전염되는 기분이었다. 오지의 전 생애는 우리 앨범 속 사진으로 영원히 남아 있다.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에칭 작업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엘르〉 프로젝트는 기존 작업과 어떤 점이 달랐는지
모든 것은 스케치에서 시작한다. 사진을 보고 대상을 스케치한 다음 작은 부분부터 색을 칠한다. 시작점은 보통 얼굴인데, 수채화로 작업했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으려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채색을 마치는 데 최소 3~6시간은 걸렸던 것 같다. 판화 작품은 보통 30~50점 정도 프린트하는데,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제목을 생각하는 것도 꽤 즐겁다. 완성된 작품은 영국의 갤러리뿐 아니라 전 세계 고객을 찾아간다. 솔직히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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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작품을 한국으로 보내주겠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어떤 마음에서 나온 제안이었을까
모든 사연 하나하나가 와닿았기에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그토록 아끼는 동물의 원본 그림을 갖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 한국에서 이 그림들이 자신의 집을 찾고, 사랑받길 바란다.

지난 1년 동안 한국에 대해 더 알게 된 게 있을까
문화, 패션, 예술, 풍경 등 한국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 한국 작품을 보는 건 내가 새롭게 즐기게 된 일 중 하나인데, 그중 가장 좋았던 작품은 〈나의 해방일지〉다. 16개에 달하는 에피소드의 순간순간을 음미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한 명을 꼽자면 스코틀랜드의 화가인 엘리자베스 블랙애더(Elizabeth Blackadder)다. 안타깝게도 최근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도 변함없이 그녀의 작품을 사랑한다. 자기 고양이를 그린 작품인 ‘Fred on top of a Cupboard(2003)’는 원화를 소장하고 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영국은 ‘왕실견’이 있을 정도로 반려동물 문화가 오래됐다. 그럼에도 영국의 동물권에서 나아지길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반려동물은 영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대다수 사람은 자신의 반려동물을 무한정 사랑한다. 물론 방치하거나 잔인한 사례도 있지만, 많은 자선단체가 동물이 안전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가장 유명한 단체인 ‘RSPCA(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는 1824년에 설립된 단체로, 동물구호단체 중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개선해야 할 점이 생길 때면 사람들은 기부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가능하다면
오래 작업을 하고 싶다. 항상 동물을 그려왔지만 풍경이나 꽃 등 다양한 컬러를 활용해 모노 프린팅하는 작업을 좋아하고, 근래는 동물을 보다 추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동물의 털 패턴이나 파도가 물결치는 것처럼 우연히 발생한 아름다운 패턴에도 매료되곤 한다. 이제 나도 73세이니 움직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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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 MCDONAGH

영국의 화가이자 판화제작자. 개나 고양이, 산토끼, 침팬지 등 다양한 동물의 초상을 색과 선으로 표현한다. 〈The Book of Dog〉 〈The Printmaker’s Cat〉 등의 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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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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