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숨진 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족 측이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에 나섰다.
28일 KBS에 따르면 故 오요안나 유족 측은 지난해 12월 고인의 생전 전화통화 내용과 카카오톡 대화 등을 모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고인이 생전 직장 동료에게 보낸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이런 소리 들을 만큼 최악인가 싶어서” “내가 기상팀 존폐를 논할 만큼 잘못하고 있는 거야?”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유서에는 “책임감 없다 취급당했다” “3개월 숙직실에서 자며 출근할 동안 관심 가진 적 있냐”고 토로하는 내용도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소장에 고인이 공개적인 폭언과 모욕, 언어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가해자와 MBC 측의 사과조차 없었다며 진상 규명을 강력히 요구했다.
앞서 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은 매일신문이 지난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고인은 2021년 5월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됐는데,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고, 더불어 정신과 상담 내용과 가해자 추정 인물과의 메시지 내역, 통화 녹취록 등도 공개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MBC 측은 뒤늦게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족 측을 향해서는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한편 오요안나는 1996년 생으로 지난해 9월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022년에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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