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가 활동했던 MBC 기상 관련 채널에 진실을 밝히라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MBC 측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기상 뉴스만 별도 클립으로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하고 있다. 채널명은 ‘오늘비와?’다. 28일 오후 기준 구독자는 약 12만 명이며, 동영상은 1만 개에 이른다.
평소 1만 뷰 이하의 조회수를 기록하던 이 채널의 콘텐츠들이 고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확산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콘텐츠는 조회수 7만 뷰를 넘을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에는 1,0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특히나 보도 이후 한 유튜브 채널에서 고 오요안나를 괴롭힌 것으로 추측되는 기상캐스터 2명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출연한 콘텐츠에 더욱 많은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왜 괴롭혔냐”, “현실판 더 글로리이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의 진실을 요구한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MBC 측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MBC는 최근 확인이 됐다는 고인의 유서를 현재 갖고 있지 않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고 오요안나와 친분을 쌓아온 주변인들의 증언과 더불어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서로 추정되는 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급기야 고인을 괴롭힌 것으로 추정되는 2명의 실명까지 공개되면서 진실을 밝히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확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른바 사적 제재라며 조심스러운 반응도 나오는 상황이다. MBC 측이 ‘진상 조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태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매일신문은 지난 27일 고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지난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로 채용돼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의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괴롭힘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MBC 측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 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만약 고인이 생전에 피해 사실을 MBC 관계자에게 알렸다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저희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 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오요안나는 1996년 생으로 지난해 9월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022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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