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가 옳았다. 그룹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가 자신들의 실력과 능력으로 이를 입증했다.
베이비몬스터(루카, 파리타, 아사, 아현, 라미, 로라, 치키타)는 25일과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월드투어 ‘2025 BABYMONSTER 1st WORLD TOUR HELLO MONSTERS IN SEOUL(2025 베이비몬스터 퍼스트 월드 투어 헬로우 몬스터즈 인 서울)’을 개최하고 2만여 팬과 만났다.
베이비몬스터의 이번 투어는 그 규모만으로도 상당히 화제를 모았다. 일단 정식 데뷔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월드투어를 개최하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그 시작이 ‘K팝 성지’이자 1만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인 KSPO돔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편으로는 아직 어리고 신인인 베이비몬스터가 자칫 긴장감에 실수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쓸데없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이는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첫 곡 ‘Drip(드립)’이 시작되자마자 베이비몬스터 일곱 멤버는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뛰어놀며 자신들의 실력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으니 말이다.
베이비몬스터의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에너지’다.
일반적으로 걸그룹의 무대와 보이그룹의 무대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기 마련이고, 무대에서 전달되는 힘과 에너지는 아무래도 걸그룹보다 보이그룹이 더 강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베이비몬스터는 달랐다. 이날의 콘서트에서 이들이 뿜어낸 역동적인 에너지는 보이그룹의 그것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것이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보다 더 열광적인 분위기로 몰아넣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와 같은 ‘역동적인 에너지’는 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는 것이다.
1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도 여전히 ‘무대를 찢어 놓았다’는 평을 듣는 2NE1은 말할 필요도 없고, 블랙핑크 역시 K팝 가수 최초로 코첼라 페스티벌 헤드라이너에 오르며 그 에너지를 입증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베이비몬스터도 2NE1이나 블랙핑크보다 멤버가 더 많은 덕분인지, 그 대단한 선배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뒤처지지 않을 역동성을 보여주었다.
한 발 더 나아가, 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의 무대가 유독 다이내믹하게 느껴지는 원인은 그 특유의 음악에서 찾을 수 있다.
흔히 ‘YG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음악은 올드스쿨 힙합을 베이스로 하이톤의 래핑과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훅(Hook) 구간, 급격한 변주에서 이어지는 몰아치는 구간 등이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힌다.
그리고 베이비몬스터가 지금까지 선보인 음악 역시 이 같은 작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베이비몬스터의 음악을 두고 너무 ‘제2의 2NE1’, ‘제2의 블랙핑크’를 의식하느라 다소 식상한 게 아니냐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이날 콘서트에서 베이비몬스터는 이것이 전혀 설득력 없는 평가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줬다.
이날 베이비몬스터의 무대는, 귀 바로 때려 박는 하이톤 랩이 일차적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특유의 훅 구간은 끊임없이 귓가를 맴돌며 그로기 상태로 빠뜨렸다.
그리고 마무리로 몰아치는 하이라이트 구간은 현장의 관객을 녹다운으로 몰아갔다.
더군다나 보다 현장감을 더하는 라이브 세션과 숱한 콘서트 경험을 통해 쌓은 무대 연출 노하우 등은 이 같은 베이비몬스터와 YG엔터테인먼트 음악의 시너지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YG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스타일로 만들어낸 음악과 라이브 무대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이날 베이비몬스터는 다시 한번 입증했다.
만약 당신이 베이비몬스터라는 그룹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반신반의라면 라이브 콘서트를 한 번쯤 직접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분명 눈과 귀가 번쩍 뜨이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날의 콘서트는 베이비몬스터를 한 단계, 아니 몇 단계 더 부각시키는 ‘킥’이었다.
결국 YG가 옳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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