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가 연기한 유니아 수녀는 성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한 생명을 구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금지된 의식을 치르는 인물이다. 그런 유니아 수녀에 대해 송혜교는 "미카엘라는 본인의 트라우마가 있고, 본인이 '귀태(鬼胎)'라는 현실을 부정하는 친구라면, 유니아는 일찌감치 그런 것들을 다 인정했다고 생각한다"며 "단단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웬만한 것에 흔들리지 않고, 두렵지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희준이(문우진)에게 들어간 악령 자체도 유니아는 크게 두렵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초반에 싸울 때도 덤덤하게 표현했던 것 같다. 만약 유니아가 그때부터 흔들린다면 매력이 없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무엇보다 유니아 수녀는 혈연 관계도 아닌 소년 희준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는 인물이다. 송혜교는 "저라면 가족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 아이의 생명만 보고 용기 있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저라면 못했을 것 같다. 수녀이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유니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결론"이라며 "일찍이 자신에게 내려진 모든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녀였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다는 믿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유니아 수녀로 스크린에 존재하는 송혜교의 얼굴은 관객들에게 낯설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대중이 익히 알고 있는 모습이 아닌 '배우 송혜교'의 새로운 발견이다. 이에 대해 송혜교는 "작품을 할 때 '예쁜 얼굴'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어렸을 땐 멜로드라마를 할 땐 당연히 여자 주인공은 예뻐야 하고, 남자 주인공은 멋있어야 감정이입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냐. 그때 당시엔 그게 필요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연기할 때 오히려 얼굴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되려 그렇게 거칠게 표현되는 얼굴들이 캐릭터와 맞는 것 같고, 연기할 땐 외적인 것에 대한 욕심이 없다. 행사 갈 때나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빡세게(?) 꾸미고 가죠"라고 웃음을 보였다. <@2> 1996 CF 모델로 데뷔해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드라마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더 글로리'까지. 송혜교가 '떴다'하면 모든 작품이 성공했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매 순간이 '올타임 레전드'로 꼽히는 배우 송혜교다. 이른 데뷔와 함께 일찍 맞이한 성공에 대해 송혜교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10년 전에 영화 홍보할 땐 홍보 방향이 일부러 신비주의를 하려고 한 것 아니었지만 감추는 게 좋아 보였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저도 나이를 먹었고,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편안해진 것 같다. '뭘 잘할 수 있을까' '실패하지 않을까' 겁이 났었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 동시에 큰 부담감을 느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송혜교는 "항상 주변 사람, 남의 시선, 가족을 신경 쓰면서 살았다. 제가 온전히 저를 첫 번째로 살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며 "어느 순간부터 나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워보고 싶었다. 모든 것의 1순위를 저한테 두려고 했다. 뭔가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지만, 제 삶이 달라지더라. 제가 행복해지니까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간' 송혜교의 삶을 찾아가며 '배우' 송혜교에 대한 고민도 끝없이 이어졌다. 송혜교는 "아직도 연기가 너무 어렵다. 어렸을 땐 막연히 '내가 30대가 되거나 40대가 되면 연기를 가지고 놀겠지'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 나이가 됐는데도 여전히 너무 어렵다. 생각해 보니까 제가 나이가 들듯이 캐릭터도 나이가 들지 않냐. 그러면서 얼마나 여러 삶이 있냐. 그걸 표현해야 하니까 계속 공부를 해야 하더라"며 "그걸 연기로 표현해야 하니까 저는 앞으로도 연기가 어려울 것 같다. '더 글로리'나 '검은 수녀들'은 항상 마음에 감춰두는 역할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내가 저런 표현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있었다. 근데 막상 시작해 보니까 너무 어려웠지만 재밌고, 신나게 하고 있더라. 그걸 보면서 저 스스로도 너무 좋았다. 현장에 빨리 가고 싶고, 현장에 있는 시간도 너무 즐겁더라. 그런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아울러 송혜교는 "연기의 핵심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감정 연기를 할 때 제 마음속에서 진실되게 우러나오지 않으면 표현이 잘 안 되더라. 우는 신도 그렇고, 괴로워하는 신도 그렇고. 거짓으로 하면 감정이 안 잡혀서 흉내 내는 척을 하게 되니까 금방 들통나더라. 저는 제 연기의 핵심이 '진실'인 것 같다"고 전했다. <@3>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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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송혜교의 1순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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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송혜교 인터뷰 / 사진=UAA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송혜교가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여유를 가지니, 보이는 새로운 자신의 얼굴이다.

영화 ‘검은 수녀들'(연출 권혁재·제작 영화사 집)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5년 개봉한 영화 ‘검은 사제들’의 후속편이다.

송혜교는 데뷔 28년 만에 ‘검은 수녀들’을 통해 오컬트 장르에 첫 도전했다. 송혜교는 “모든 작품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더 글로리’가 끝나고 사랑 이야기로 오고 싶지 않았었는데 그러다 보니 장르물 위주의 시나리오로 시선이 갔다. 그렇게 만나게 된 게 ‘검은 수녀들’이었다”며 “사실 전 실화 기반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SF적이거나 후반 작업이 많은 영화에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었다. 근데 ‘검은 수녀들’ 대본을 읽으면서 너무 재밌었다. 제가 구마를 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도 생겼다. 오컬트 영화지만, 드라마적인 부분이 조금 더 강했고 신념이 다른 두 여성의 연대가 너무 좋았어서 많이 끌렸던 것 같다”고 작품 선택 과정을 밝혔다.

‘검은 수녀들’은 송혜교에게 있어 장르적인 도전뿐만 아니라 캐릭터적인 도전의 의미도 컸다. 송혜교는 ‘검은 수녀들’을 통해 생애 첫 흡연 연기에 나섰다. 송혜교는 “사실 대본을 처음 받고 흡연하는 신이 있어서 고민이 있었다. 제가 비흡연자인데 이걸 빼달라고 할지 고민했다. 근데 그 부분이 빠지면 유니아 수녀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아쉬움이 많을 것 같았다. 유니아는 우리가 봐왔던 수녀님들과는 다른 수녀고, 자유로운 영혼이고, 교단에서 하지 말라는 것만 한다”며 “그게 나쁜 것이 아니라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부딪히는 장면에서 유니아의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저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송혜교는 첫 촬영 6개월 전부터 직접 흡연 연습에 나섰다. 송혜교는 “가짜로 하면 유니아로서 열심히 연기한 모든 것이 가짜가 될 것 같았다. 흡연하시는 분들은 ‘찐’인지 아닌지 바로 아시더라”며 “주변에서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제대로 해야 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작품에 들어가기 6개월 전부터 연습했고, 지금은 안 핀다. 딱 촬영하는 기간에만 흡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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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송혜교 인터뷰 / 사진=UAA 제공

송혜교가 연기한 유니아 수녀는 성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한 생명을 구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금지된 의식을 치르는 인물이다. 그런 유니아 수녀에 대해 송혜교는 “미카엘라는 본인의 트라우마가 있고, 본인이 ‘귀태(鬼胎)’라는 현실을 부정하는 친구라면, 유니아는 일찌감치 그런 것들을 다 인정했다고 생각한다”며 “단단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웬만한 것에 흔들리지 않고, 두렵지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희준이(문우진)에게 들어간 악령 자체도 유니아는 크게 두렵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초반에 싸울 때도 덤덤하게 표현했던 것 같다. 만약 유니아가 그때부터 흔들린다면 매력이 없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무엇보다 유니아 수녀는 혈연 관계도 아닌 소년 희준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는 인물이다. 송혜교는 “저라면 가족도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 아이의 생명만 보고 용기 있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저라면 못했을 것 같다. 수녀이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유니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결론”이라며 “일찍이 자신에게 내려진 모든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녀였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다는 믿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유니아 수녀로 스크린에 존재하는 송혜교의 얼굴은 관객들에게 낯설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대중이 익히 알고 있는 모습이 아닌 ‘배우 송혜교’의 새로운 발견이다.

이에 대해 송혜교는 “작품을 할 때 ‘예쁜 얼굴’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어렸을 땐 멜로드라마를 할 땐 당연히 여자 주인공은 예뻐야 하고, 남자 주인공은 멋있어야 감정이입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냐. 그때 당시엔 그게 필요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연기할 때 오히려 얼굴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되려 그렇게 거칠게 표현되는 얼굴들이 캐릭터와 맞는 것 같고, 연기할 땐 외적인 것에 대한 욕심이 없다. 행사 갈 때나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빡세게(?) 꾸미고 가죠”라고 웃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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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송혜교 인터뷰 / 사진=UAA 제공

1996 CF 모델로 데뷔해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드라마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더 글로리’까지. 송혜교가 ‘떴다’하면 모든 작품이 성공했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매 순간이 ‘올타임 레전드’로 꼽히는 배우 송혜교다.

이른 데뷔와 함께 일찍 맞이한 성공에 대해 송혜교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10년 전에 영화 홍보할 땐 홍보 방향이 일부러 신비주의를 하려고 한 것 아니었지만 감추는 게 좋아 보였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저도 나이를 먹었고,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편안해진 것 같다. ‘뭘 잘할 수 있을까’ ‘실패하지 않을까’ 겁이 났었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 동시에 큰 부담감을 느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송혜교는 “항상 주변 사람, 남의 시선, 가족을 신경 쓰면서 살았다. 제가 온전히 저를 첫 번째로 살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며 “어느 순간부터 나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워보고 싶었다. 모든 것의 1순위를 저한테 두려고 했다. 뭔가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지만, 제 삶이 달라지더라. 제가 행복해지니까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간’ 송혜교의 삶을 찾아가며 ‘배우’ 송혜교에 대한 고민도 끝없이 이어졌다. 송혜교는 “아직도 연기가 너무 어렵다. 어렸을 땐 막연히 ‘내가 30대가 되거나 40대가 되면 연기를 가지고 놀겠지’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 나이가 됐는데도 여전히 너무 어렵다. 생각해 보니까 제가 나이가 들듯이 캐릭터도 나이가 들지 않냐. 그러면서 얼마나 여러 삶이 있냐. 그걸 표현해야 하니까 계속 공부를 해야 하더라”며 “그걸 연기로 표현해야 하니까 저는 앞으로도 연기가 어려울 것 같다. ‘더 글로리’나 ‘검은 수녀들’은 항상 마음에 감춰두는 역할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내가 저런 표현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있었다. 근데 막상 시작해 보니까 너무 어려웠지만 재밌고, 신나게 하고 있더라. 그걸 보면서 저 스스로도 너무 좋았다. 현장에 빨리 가고 싶고, 현장에 있는 시간도 너무 즐겁더라. 그런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아울러 송혜교는 “연기의 핵심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감정 연기를 할 때 제 마음속에서 진실되게 우러나오지 않으면 표현이 잘 안 되더라. 우는 신도 그렇고, 괴로워하는 신도 그렇고. 거짓으로 하면 감정이 안 잡혀서 흉내 내는 척을 하게 되니까 금방 들통나더라. 저는 제 연기의 핵심이 ‘진실’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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