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재미도 없고, 흥미롭지도 못했다. 이번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상대 배우는 전혀 배려하지 않는 억지 러브라인이 또 한 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5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윈터송 프로젝트’ 단합을 위해 MT를 떠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연말연초 여러 사회적 이슈로 녹화와 방송이 미뤄지면서 친분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멤버들은 모처에서 만나 방어회를 즐겼다. KCM이 직접 방어를 공수해 왔다.
한자리에 모인 멤버들은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끼리 삼삼오오 뭉쳤다. 특별히 승헌쓰는 이미주에게 송건희 옆자리를 내줬다. 이미주는 수줍어하면서도 옆자리를 차지했다.
이를 본 유재석은 “미주야. 교묘하게 건희 옆으로 가는 거 아니야”라고 거들었고, 이미주는 “승헌쓰가 살짝 밀더라.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었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걷어내기보단, 다양한 자막을 활용해 러브라인으로 엮는 걸 선택했다.
이해하기 힘든 러브라인이라는 걸 지울 수 없다. 예능적 요소라는 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놀면 뭐하니?’에는 유독 러브라인이 자주 튀어나온다. 개연성도 떨어지다 보니 시청자는 또다시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유재석 원맨쇼로 이뤄졌던 과거에 비해 고정 멤버들이 하나둘씩 합류하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러브라인 레퍼토리가 거듭되는 모양새다. 이이경 이미주에 주우재 박진주까지 다양했는데, 응원은커녕 오히려 반감만 샀다.
그동안 이를 지적받은 경우가 많았으나, 그럼에도 끝내 억지 러브라인을 놓지 못한 제작진이다. 급기야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와 고정 멤버를 엮었다. 상대 배우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 선택이었다.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기는커녕 오히려 포커싱하면서 시청자의 불쾌지수만 더욱 끌어 올렸다.
이날 방송은 음악으로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사회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프로젝트로 꾸며졌다. 하지만 친분을 쌓는다면서 억지 러브라인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게임을 우겨 넣는데 약 52분을 할애했다.
정작 음악 제작 과정은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다뤄졌다. 고작 약 20분 정도 전파를 탔다. 80여년 간 한국 근현대사 음악사를 품고 있는 녹음실 소개마저 짧은 설명으로 대체됐다. 인트로와 예고를 포함한 총 1시간 14분의 편성에서 3분의 2를 억지스러운 요소로 끌어갔다.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갈피를 못 잡다 보니, 주변의 장치들로 재미를 쥐어짜 내려는 의도가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서사도 없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러브라인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건강한 웃음을 주기 위한 고도화된 전략 수립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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