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수제모찌’는 모양도 포장도 평범하지만, 그만큼 오로지 맛으로 승부하는 집이다. 모양에 멋을 덜 내다 보니 더 다양한 종류의 모찌를 만들 수 있다. 딸기는 물론, 청포도, 파인애플, 키위, 바나나초코, 곶감, 견과류, 아몬드초코 등을 선보인다. 딸기도 큰 것 하나가 아니라 작은 딸기를 두세 개 넣어 예쁘게 만들 수 있는 딸기 모찌의 모양이 매끈하지 못하고 울룩불룩하다. 하지만 이 집보다 과일 모찌(혹은 찹쌀떡)가 맛있는 곳을 찾지 못했다. 피는 곧 찢어질 듯 얇은데, 팥은 넉넉하다. 과일과 팥, 찹쌀떡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에서 최상의 밸런스를 찾았다고 할까. 특히 과즙이 풍부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강한 과일이 들어있을수록 맛있다. 딸기보다 청포도, 청포도보다 키위, 키위보다 파인애플을 추천한다. 파인애플 모찌를 한입 베어 물면 입안에서 새콤달콤한 과즙이 폭발하듯 터진다. 쫀득쫀득한 피는 달달하며, 팥은 파인애플의 산미를 살짝 눌러준다. 먹고 있는 것이 과일인지, 떡인지 헷갈릴 정도로 오묘하다. 예쁜 딸기 모찌를 상상했다면 그 투박한 비주얼에 실망하겠지만, 한 번 맛보면 끊을 수가 없다. 이 집 모찌를 먹기 위해 성수동을 찾을 정도.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98-1
가격 딸기모찌, 키위모찌, 파인애플모찌 3500원
운영 시간 10:00~22:10
‘자하’는 스페셜티 커피 회사에서 로스터로 일하던 아들이 떡을 정식으로 배운 엄마와 함께 차린 가게다. 원래는 서촌에서 2평 남짓 작은 공간을 빌려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만 열었다. 그때부터 꽤 입소문을 타 지금은 광화문에 번듯한 공간을 차렸다. 자하의 찹쌀떡은 떡의 비중이 높은 편. 과일 찹쌀떡의 피도 꽤나 두껍다. 딸기처럼 과즙이 많고 무른 과일이 사라진 후에도 한참 동안 떡을 씹는 재미가 있다. 다만, 과일과 떡, 팥의 조화를 고려했을 때는 다소 아쉽다. 과일 찹쌀떡보다 앙버터, 흑임자, 쑥, 밤 찹쌀떡이 더 나은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 자하의 찹쌀떡은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손색없다. 가급적 매장에서 싱글오리진 커피에 떡을 페어링하여 맛보기를 권한다. 커피와 떡의 조합이 의외로 괜찮다.
주소 서울 종로구 경희궁2길 7, 4층
가격 딸기찹쌀떡 3000원, 앙버터찹쌀떡 2800원
운영 시간 11:00~18:00 *월요일 휴무
송파에서 시작하여 북촌과 서촌까지 진출한 ‘자이소’는 ‘드셔보세요’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맛보기를 권하는 이름을 가진 자이소는 찹쌀떡만 하는 집이 아니다. 에클레어, 마들렌처럼 다양한 떡을 보기 좋게 만들어 진열하고 판매한다. 하나같이 너무 예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떡을 사고 만다. 자이소의 과일 찹쌀떡은 현재 감귤, 딸기, 곶감, 바질 토마토, 이렇게 있다. 계절에 따라서는 무화과, 블루베리 등도 낸다. 특히 귤 하나를 통째로 넣어 떡을 빚은 후 사 등분한 감귤 찹쌀떡의 비주얼이 영롱하다. 하지만 과일 찹쌀떡은 팥앙금이 어우러져야 특유의 특별한 맛이 완성된다고 본다. 자이소의 과일 찹쌀떡은 딸기 외에는 팥앙금이 든 것이 없다. 떡의 맛으로 승부하는 집인 만큼 딸기 찹쌀떡에서 떡의 비중이 큰 편이다.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25
가격 곶감찹쌀떡 3200원, 딸기찹쌀떡 4200원
운영 시간 11: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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