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설 극장가 코믹 액션부터 오컬트, 판타지 멜로까지 다채로운 한국 영화들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권상우의 ‘히트맨2’, 송혜교의 ‘검은 수녀들’, 도경수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그 주인공이다. 엿새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 가운데 극장가를 접수할 승자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먼저 ‘히트맨2’(감독 권혁재)가 지난 22일 첫 스타트를 끊었다. ‘히트맨2’는 2020년 개봉해 240만 관객을 매료하며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은 물론, 그해 흥행 톱 4위에 오른 코믹 액션 영화 ‘히트맨’의 후속편으로,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권상우 분)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상업영화 데뷔작인 ‘히트맨’으로 코믹 액션의 진수를 선보인 최원섭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권상우를 필두로 정준호‧이이경‧황우슬혜‧이지원 등 원년 멤버는 물론, 김성오가 새롭게 합류한 ‘히트맨2’는 유쾌한 코미디와 통쾌한 액션, 따뜻한 가족애 등 시리즈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버라이어티한 사건과 확장된 캐릭터들의 스토리, 업그레이드된 애니메이션 활용과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 등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졌다. 일단은 성공이다. 개봉 첫날 10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다음 타자는 오늘(24일) 개봉한 ‘검은 수녀들’이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며 544만 관객을 사로잡은 ‘검은 사제들’(2015)의 스핀오프다. 영화 ‘해결사’ ‘카운트’ 등을 연출한 권혁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신선한 소재와 차별화된 설정,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전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완성한다.
여기에 글로벌 화제작 ‘더 글로리’에서 강렬한 연기 변신을 보여준 송혜교가 ‘두근두근 내 인생’(2014) 이후 11년 만에 영화로 돌아와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극 중 강한 의지와 거침없는 성격의 유니아 수녀를 연기한 그는 냉정하고 차가운 듯한 이면에 간절한 진심을 지닌 유니아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묵직한 카리스마와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 호평을 얻고 있다. 개봉 당일 오전 7시 기준 예매율이 41.3%까지 치솟으며 심상치 않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27일 극장에 걸리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는 로맨스로 주목받고 있다.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 분)과 정아(원진아 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았다. 2008년 국내 개봉해 평단과 대중의 뜨거운 호평과 함께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등극한 동명의 대만 로맨스 영화를 국내 정서에 맞게 재탄생한 작품으로, 영화 ‘행복’ ‘덕혜옹주’ 각본을 맡고 ‘내일의 기억’으로 입봉한 서유민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도경수‧원진아‧신예은이 주연을 맡았다.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원작의 결을 유지하면서도 인물과 배경 등 섬세한 설정과 분위기에 변화를 주며 현재의 감성으로 새롭게 태어나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특히 캐릭터의 능동성을 강화해 차별화된 매력을 완성했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탄탄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도경수의 첫 스크린 멜로라는 점도 기대 포인트다. 천재 피아니스트 유준으로 분해 순수하면서도 단단한 매력으로 첫사랑의 설렘과 엇갈림 등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