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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히트맨2’ 정준호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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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준호가 영화 ‘히트맨2’로 돌아왔다. / 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정준호가 영화 ‘히트맨2’로 돌아왔다. / 바이포엠스튜디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정준호는 영화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코믹 연기부터 드라마 ‘SKY 캐슬’ ‘조선로코-녹두전’ ‘지금부터, 쇼타임!’ 속 진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까지 다양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대중의 신뢰를 얻어왔다. 

특히 남다른 코미디 감각으로 2000년대 초반 코미디 영화의 부흥을 이끌며 존재감을 입증했는데, 코믹 액션 영화 ‘히트맨’ 시리즈 역시 그런 정준호의 강점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으로 ‘코미디 장인’으로서 그의 진가를 새삼 확인하게 한다. 

2020년 개봉해 240만 관객을 매료하며 코로나19 시국에도 손익분기점을 넘긴 ‘히트맨’에 이어 5년 만에에 돌아온 ‘히트맨2’는 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권상우 분)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액션이다. 

1편에서 국정원 악마교관 덕규로 분해 카리스마와 웃음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생생하게 그려내며며 호평을 얻었던 정준호는 2편에서도 덕규 역을 맡아 한층 늘어난 코믹 연기부터 방패연과의 끈끈한 ‘케미스트리’, 엉뚱한 로맨스 연기까지 폭넓게 소화하며 내공 있는 연기로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정준호는 “1편이 정상적인 환경 속에서 개봉해서 순항하다가 코로나19를 맞이하게 돼서 너무 아쉽다고 생각했다”며 “제작사부터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그 아쉬움을 2편으로 달래자는 마음이 있었다”고 다시 ‘히트맨’으로 돌아온 이유를 전하며 “‘히트맨’은 시리즈로 가는 데 좋은 장르이자 작품”이라면서 자신감과 함께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1편을 하면서)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팀워크가 다져져 있고 캐릭터가 정착돼서 서로 연기하면서 놀기도 좋고 호흡을 맞추기도 편했다”며 “서로 조화가 잘 이뤄지면 더 재밌는 시퀀스를 끌어낼 수 있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팀워크로 군더더기 없이 촬영을 잘할 수 있었다”고 화기애애하고 단단했던 현장을 떠올리며 만족감을 표했다.

남다른 코믹 시너지를 보여준 정준호(왼쪽)와 이이경. / 바이포엠스튜디오
남다른 코믹 시너지를 보여준 정준호(왼쪽)와 이이경. / 바이포엠스튜디오

덕규와 철의 관계성 변화는 ‘히트맨2’의 웃음 포인트다. 정준호는 “1편에서 서먹서먹한 지점이 있었는데 2편까지 시간의 흐름 동안 두 사람의 관계를 밀접하게 형성했다고 봤고 영화 속에서 양념 역할을 하는 중요한 관계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철 역의 이이경과의 호흡이 중요했다며 “대사보다 애드리브가 반이었다”며 웃었다.

정준호는 “이이경과 애드리브를 하다 보면 끝이 없다. 받아치고 또 받아치고 애드리브 전쟁이 났다”라더니 “선배한테 적당히 양보도 해야지 말이야”라고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후배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준호는 “워낙 예능감도 좋고 MZ세대이기 때문에 감각이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 연기를 해도 막힘이 없었다. 젊은 세대를 표현한 캐릭터를 이이경이 잘 완성해 줬다”고 말했다.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고 편하게 호흡을 나눌 수 있었던 데에는 선배 정준호의 역할이 컸을 터. 정준호는 “선배 위치로 올라가다 보면 후배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분위기 형성을 잘 해줘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며 “그런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가 현장에 와서 무게 잡고 싫은 소리를 하는 순간부터 부담스러워한다. 불편하면 연기도 잘 안된다”며 “까불고 놀고 판을 깔아줘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특히 코미디 장르 같은 경우는 더 그렇다.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준호가 연기, 연출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 바이포엠스튜디오
정준호가 연기, 연출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 바이포엠스튜디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냐고 묻자 “그래서 이이경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코믹한 장면을 찍을 때 이이경이 대부분 감수 역할을 했다. 요즘 그런 게 통하는지 안 통하는지 이경에게 의존한 경향이 많다”고 답했다. 다만 “대세를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자기중심이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정준호는 “우리가 너무 따라만 가면 웃기지 않는다”며 “그럴 바엔 웃기지 않더라도 그냥 내 것을 보존하고 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자기중심 없이 사는 것은 위험한 거다. 자기중심에 맞는 철학,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있을 때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거다. 캐릭터도 그렇다. 밀고 나가야 한다. 이리 가고 저리 가면 색깔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탠 영화 ‘귀신경찰’도 오는 24일 극장에 걸린다. 정준호는 “30년 가까이 연기를 해오면서 동시에 두 작품이 개봉하는 건 처음”이라며 “신현준이 잠깐 찍으면 된다고 해서 갔는데 액션도 있고 엄청 많더라”고 전하며 ‘히트맨2’와는 또 다른 매력을 예고했다. 

1995년 MBC 공채 24기 탤런트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인생 30년을 맞이한 정준호는 “최근 몇 년간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에 집착하고 집중하면서 연기가 2차가 됐는데, 그동안 내가 나의 복을 너무 등한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는 연기도 하고 직접 연출도 하고 싶다. 그런 목표를 갖고 있다”고 열정을 불태워 앞으로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시사위크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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