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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한국 트로트의 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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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 ⓒ 사진 예아라
가수 나훈아. ⓒ 사진 예아라

나훈아가 지난해에 예고했던 대로 마지막 순회공연을 마치고 은퇴했다. 1966년에서 1968년 즈음에 데뷔했다고 하는데, 정확한 시점에 대해선 주장이 엇갈린다. 그렇게 기본적인 정보조차 불확실할 정도로 오래 전에 데뷔했다는 이야기다. 현재 많은 매체는 58년 만의 은퇴라고 보도하고 있다. 정확한 데뷔 시점이 언제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오랜 세월 현역으로 활동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오래 산 가수는 많다. 대중음악 가수는 보통 젊은 시절에 히트곡들을 내고 중년 이후부터는 행사나 디너쇼 같은 무대에서 과거 히트곡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마련이다. 트로트 가수들은 중년 시기까지도 신곡활동을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에도 순회공연까지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훈아는 최근까지도 신곡이 들어찬 새 앨범들을 발표해왔고, 끊임없이 순회공연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매우 보기 드문 사례다. 원로 가수가 본인이 원할 경우 앨범을 발표하거나 순회공연을 할 수는 있는데, 그 앨범과 공연이 대중의 관심을 받아 핫이슈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국에서 조용필과 나훈아 정도일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정점에 서서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자취를 남긴 나훈아가 올 1월에 무대를 떠난 것이다.

나훈아는 1970년대에 남진과 함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트로트를 부흥시켰다. 과거엔 무조건 트로트가 인기를 모았을 것 같지만, 사실 한국전쟁 직후엔 미국식 대중음악이 부흥했었다. 그 흐름을 트로트로 돌려놓은 이가 이미자이고, 그 후에 남진과 나훈아가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

나훈아가 남진보다 더 전통적인 트로트 느낌이었는데, 특히 고향의 정서를 잘 표현해 한국인을 울렸다. 당시는 거대한 이촌향도의 흐름이 나타난 시기로 많은 국민들이 고향 떠난 외로움, 설움, 그리움을 공유했다. 1960년에서 1975년까지 700만여 명이 농촌을 떠났는데, 1970년 당시 한국 인구는 3200만명이었다. 한국인 네다섯 명 중 한 명이 고향을 떠났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더해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도 상당수였다.

그들 대부분은 궁핍한 시절에 하루하루 힘든 노동으로 삶을 꾸려갔다. 그런 이들의 시름을 잊게 해주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준 이가 바로 나훈아인 것이다.

2010년 국회 국방위에서 1980년대에 대북확성기로 가장 많이 방송된 노래 5곡이 공개됐었다. 바로 ‘꿈에 본 내 고향’, ‘머나먼 고향’, ‘고향역’, ‘모정의 세월’, ‘홍도야 울지마라’였다. 이중에서 ‘홍도야 울지마라’를 제외한 앞의 네 곡이 모두 나훈아가 부른 버전으로 방송됐다고 한다. 이 안에 고향을 주제로 한 노래가 세 곡이나 있다. 나훈아의 고향 노래가 한국인에게 얼마나 위력적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나훈아는 한국 트로트를 상징하는 저 유명한 ‘꺾기’ 창법이 자리 잡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어머니가 민요를 많이 불렀는데, 그 느낌을 노래에 접목해 나훈아 특유의 구성지고 격렬한 꺾기를 완성했다고 한다. 이로서 트로트에 엔카와는 다른 한국적 느낌이 더 강화됐다.

그는 당대의 청춘스타로 영화계에서도 활약했다. 1971년부터 83년까지 그가 출연한 영화가 모두 18편에 달한다. 이중에서 특별출연이 4편이고, 14편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다. 1년에 한 편 이상이다. 온갖 무대 스케줄을 소화하며 영화까지 찍었으면 시간 여유가 없었을 텐데 무려 1200여 곡에 달하는 자작곡을 포함해 모두 3000곡 이상을 발표했다. 앨범이 200장 이상이고, 대형 히트곡만 50곡이 넘는다고 한다.

특히 최근까지 자작곡을 계속 발표했다는 점이 매우 놀랍고, 의미가 큰 지점이다. 젊은 스타들이나 하는 체육관 순회공연을 이어갔다는 대목도 그렇다. 단순히 공연을 한 정도가 아니라 조용필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공연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제 마이크를 내려놨지만 나훈아의 노래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한국인에게 사랑받고, 후배들에게 애창될 것이다. 요즘도 트로트 오디션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곡이 나훈아의 노래들이다. 그가 가요계를 떠난다고 하긴 했는데 과연 앞으로 다시는 나훈아의 신곡을 들을 수 없는 것일까? 사람 마음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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