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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로 불어넣은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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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N SEOUL by 김수연

사라진 과거의 것에 현대의 숨결을 불어넣는 ‘림 서울(Limn Seoul)’의 김수연은 바늘땀으로 일상 속 쓰임이 있는 작업물을 탄생시킨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김수연 대표는 넓은 캔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상 용품도 평면으로 큼지막한 제품을 만든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김수연 대표는 넓은 캔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상 용품도 평면으로 큼지막한 제품을 만든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김수연 대표는 넓은 캔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상 용품도 평면으로 큼지막한 제품을 만든다.

‘림 서울’이라는 이름은 동양적이면서도 서양적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흔히 아름다운 상황이나 광경을 만나면 ‘그림 같다’는 표현을 해요. ‘Limn’은 ‘그리다’ ‘묘사하다’는 뜻의 영어 동사이기도 하고, ‘그림’이라는 우리말에서 따온 음절이에요. 서양적이면서 동양적인 어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남편 니콜라스와 많은 일을 함께 하는데, 우리가 운영하는 크래프트 브랜드에 ‘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요. 제 패브릭 작업 레이블은 ‘림 서울’, 니콜라스가 빚는 크래프트 막걸리 양조장은 ‘림보이양조’라 부릅니다.

그 외에도 복합문화공간인 ‘신촌문화관’, 라이프스타일 오브제 레이블인 ‘행잉스터프’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어요. 이 모든 일을 아우르는 철학이 있다면
행잉스터프는 시간이 지나 단종된 제품을 직접 재생산해 다시 선보입니다. 신촌문화관은 오래된 건물에 새로운 용도와 쓰임을 더해 문화 교류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죠. 내가 하는 바느질 작업이나 남편의 크래프트 막걸리 양조 또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일이에요. 현대에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을 발굴하고 이어가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여러 활동이 노동집약적이지만,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장인 정신이 자리하고 있어요.

매거진 기자와 마케터, 디자인 브랜딩 회사의 디렉터를 거쳐 현재는 바늘과 실로 패브릭 작업을 선보이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브랜드의 요구에 맞춰 일하면서 내 관심사를 발견했지만, 내 일이 아니라 공허했어요. 그러다 SNS가 발달하고 확장되면서 개인을 PR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어요. ‘스스로 브랜드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고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배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결국 인생의 중심에 ‘나’를 두기로 한 이 결심이 전환점이 됐어요.

바느질의 어떤 매력에 끌린 것인지
가만히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하는 내게 유일하게 집중할 수 있는 일이 바느질이었어요. 한 땀 한 땀 정성을 담아 규칙적으로 누비는 과정에서는 오직 바늘땀에만 몰두하게 돼요. 내 마음 상태가 바늘땀에 거울처럼 드러나기 때문에 바느질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게 되고, 자연스럽게 명상 같은 치유 효과를 느낍니다.

한국의 전통 침선인 ‘누비’를 무형문화재 전승교육사에게 사사한 것으로 압니다
전승 교육을 받으면서 유물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이 시대의 미감과 연결돼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일부러 꾸미지 않은 적요한 아름다움과 자연스럽고 모던한 기품을 발견할 수 있죠. 어느 기사에서 누비의 가장 큰 아름다움은 ‘단순함과 정직함’이라는 표현을 읽은 적 있어요. 이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지난 10월 바르셀로나 20세기 아파트에서 진행된 전시에 설치된 ‘행잉 스플릿’.
지난 10월 바르셀로나 20세기 아파트에서 진행된 전시에 설치된 ‘행잉 스플릿’.

지난 10월 바르셀로나 20세기 아파트에서 진행된 전시에 설치된 ‘행잉 스플릿’.

‘누비’와 ‘림 서울’에서 선보이는 작업물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나요
사실 전통 침선을 배우는 김수연과 패브릭 레이블 ‘림 서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습니다. 림 서울은 전통적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죠. 전통 바느질에 기반하지만, 시대나 표현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그저 만들고 싶은 것에 집중합니다. 내 작업이 누군가에게는 전통적으로 보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현대적으로 읽힌다는 말을 들을 때 큰 만족을 느낍니다. ‘유니버설’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선명한 컬러를 사용한 베개와 이불만 봐도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감각적입니다. 거리가 먼 두 시대를 아우르는 자신만의 접근방식이 있다면
좋아하는 것에 경계를 두지 않고, 시대나 장르를 초월해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을 찾고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아름다움은 오랫동안 가치를 유지할 수 있어요. 우리가 ‘전통’이라 생각하고 이름하는 것 중 많은 부분은 사실 현대까지 이어져 사랑받을 수 있는 저력을 가진 것들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이런 저력에 현대 감각을 더하는 것이죠.

림 서울은 실용적이고 명확한 쓰임새를 지녀야 한다는 신념으로 방석과 베개, 이불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림 서울은 실용적이고 명확한 쓰임새를 지녀야 한다는 신념으로 방석과 베개, 이불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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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서울의 상징적 제품인 발, ‘행잉 스플릿(Hanging Split)’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필요에 의해 제작해 신촌문화관 곳곳에 걸었습니다. 공간을 나누고 가리는 용도로 혹은 오브제로 활용했는데, 가볍고 단순한 형태에 비해 존재감이 컸어요. 공간에 색다른 리듬감을 선사하더라고요. 이후 이 발을 본 건축가와 공간디자이너들과 협업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행잉 스플릿’이 림 서울의 시그너처가 됐어요. 발을 디자인하는 일은 패브릭으로 그림 그리는 것과 같아요. 제가 사랑하는 작업이죠.

‘행잉 스플릿’에는 작은 돌이 한 점씩 달려 있습니다


저는 돌의 물성과 의미를 좋아합니다. 십장생의 요소인 해, 구름, 거북, 학 등과 달리 가장 쉽게 소유할 수 있는 것이 돌이죠. 돌은 불변함, 굳건함, 건재함을 상징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무게추 역할을 위해 돌을 매달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화룡점정처럼 작업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 돌을 추가하게 됐어요. 발이 걸리는 모든 곳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습니다.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의 영감을 어디에서 얻나요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서양화를 전공했어요. 미술 작품만큼 안목을 높이고 미감을 단련하는 데 효과적인 게 없어요. 좋아하는 작가로 윤형근, 애그니스 마틴, 앙리 마티스, 요제프 알베르스가 있습니다. 궁중 진찬진연도나 의궤도를 오랜 시간 관찰하는 것도 큰 영감을 줍니다. 특히 애그니스 마틴의 작업은 동양의 선 사상에서 출발해요. 그녀는 비회화적이고 단순한 추상 작업을 선호하죠. 애그니스 마틴의 작품에서 옅은 화면에 규칙적으로 그려진 격자무늬는 ‘림 서울’의 시그너처가 된 발 작업의 모티프가 됐습니다.

창작과 삶이 하나로 연결된 당신의 일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저와 남편은 우리 일상을 ‘농부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고, 물을 대고, 기다리고, 수확하고, 다시 내년 농사를 준비해요. 자연스럽게 흐름에 따라 일하다 보면 의미 있는 순간과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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