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로맨스를 각기 다른 소재로 그리는 3편의 드라마가 이번 주말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다. 로맨틱 코미디의 ‘완벽한’ 남자 주인공으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준혁이 빠르게 선두에 오른 가운데 추영우의 순애보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예정이다. 우주에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이민호의 활약도 기대를 더한다.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가 이준혁과 한지민의 설렘 가득 로맨스 기류로 상승세를 탄 가운데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은 정체가 들통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임지연의 모습을 예고하고 있다. 시청률이 2%까지 떨어진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공효진에게 마음을 고백한 이민호의 모습으로 반격에 나선다. 시청률 면에서는 ‘나의 완벽한 비서’가 단연 우세한 가운데, 과연 흥미진진한 대결이 어떤 양상으로 펼칠지 관심이 모인다.
● 이준혁과 한지민의 설렘주의보
‘나의 완벽한 비서'(극본 지은·연출 함준호)는 주인공들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시청률 5.2%(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출발한 이 작품은 11일 방송된 4회까지 단 한 번 하락하지 않고 수직 상승했다. 그 힘은 극을 이끄는 이준혁과 한지민에게서 나온다.
헤드헌팅 회사가 배경인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한지민은 일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회사 CEO 강지윤을 연기하고 있다. 이준혁은 그런 상사와 완벽하게 발을 맞추는 비서 유은호로 활약 중이다. 극 초반 앙숙으로 만났던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딛고 함께 성장하고 또 특별한 감정까지 느끼는 과정을 4회 안에 빠르게 담았다. 그 결과 3회 10.5%, 4회 11.3%를 기록하며 단숨에 주말드라마 강자로 올라섰다.
특히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고 있는 이준혁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그간 범죄와 액션 등 주로 장르물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이준혁은 싱글 대디로 육아와 살림, 일까지 잘하는 것은 물론 다정하고 배려심 있고 여기에 섬세하기까지 한 유은호에 완벽하게 몰입해 설렘을 안기고 있다.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설정을 뒤바꾼 차별화 역시 돋보인다. 까칠한 여성 CEO, 씩씩한 남성 비서의 모습이 한지민과 이준혁을 만나 신선함을 더한다.
17일과 18일 방송하는 ‘나의 완벽한 비서’ 5, 6회에서는 첫 회식날 밤에 술에 취한 채 유은호에게 ‘초밀착’해 입을 맞추려고 했던 강지윤의 모습과 그 뒷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밤의 일이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려 하는 지윤은 은호를 한껏 의식하게 된다. 서로에게 점차 물들어 가는 두 사람을 통해 다시 한번 안방극장에 ‘설렘주의보’를 발동시킬 예정이다. 제작진은 “회식날 밤에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그리고 그 사건이 두 사람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지켜봐 달라”라고 기대를 더했다.
● 임지연과 추영우, 하율리에 어떻게 맞설까
종영까지 단 4회를 남겨놓고 있는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연출 진혁)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통해 극적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바로 노비 구덕이에서 양반으로 신분을 감추고 살아가고 있던 옥태영(임지연) 앞에 옛 주인아씨인 김소혜(하율리)가 등장하면서다.
‘옥씨부인전’은 노비라는 미천한 신분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꿈을 펼칠 수 없었던 조선에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옥태영의 삶을 흥미진진한 인생 역전 스토리로 그려내며 사랑받고 있다. 여기에 옥태영을 향한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간직한 천승휘(추영우)의 애틋한 사랑까지 더해지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우여곡절 끝에 ‘가짜’ 신분과 이름으로 ‘진짜’ 부부의 삶을 살게 된 옥태영과 천승휘와 그의 주변 사람들의 행복한 나날이 펼쳐졌다.
그렇지만 옥태영과 천승휘 앞에 최대 위기가 닥쳤다. 옥태영이 새로운 현감으로 부임한 옛 주인 김낙수(이서환)에 이어 김소혜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가는 옥태영을 단번에 알아본 김소혜는 “정말 반갑다, 구덕아”라며 앞을 가로막았다. 과거 구덕이는 유달리 흉포하고 잔인했던 주인댁 부녀의 갖은 학대 속에서 살아왔다. 제 할 일을 모조리 자신에게 넘겼고 결국 생명의 위협까지 당하면서 도망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구덕이에게 당한 모욕을 잊지 않았던 김소혜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었다.
김소혜가 자신을 찾을까 봐 평생을 노심초사하며 살아왔던 옥태영의 최대 위기가 예고된 가운데, 옥태영이 구덕이라는 정체를 밝히려는 김소혜와 강인한 생존력으로 김소혜에게 맞서는 옥태영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 수 있는 천승휘를 통해 ‘옥씨부인전’은 극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전망이다. 특히 김소혜를 연기하는 하율리의 섬뜩한 연기가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 ‘별들에게 물어봐’, 시청률 ‘2%’의 늪 타개책은?
국내 최초 우주 배경의 SF 로맨스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연출 박신우)는 로맨틱 코미디의 배경을 우주로 넓힌 참신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특히 총 16부작에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됐고 ‘로코퀸’ 공효진과 한류스타 이민호가 만나면서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지난 11일 방송된 3회가 시청률 2.2%, 4회가 2.8%를 기록하며 초라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우주비행사 이브(공효진)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숨긴 채 700억원의 돈을 내고 우주선에 탑승한 우주관광객이자 산부인과 의사 공룡(이민호)의 이야기다. 극 중에서 무중력의 우주 공간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는 모습이 주요하게 그려졌다. 공룡이 우주선에 탑승한 이유는 예비 장인이 죽은 아들이 남긴 ‘찌그러진 정자’로 우주에서 인공수정을 지시했기 때문이고, 우주선에 무임승차한 초파리들의 짝짓기, 심장마비를 일으킨 실험 쥐의 수술 등 로맨틱 코미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을 통해 생명의 탄생과 소중함에 초점을 맞췄다.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벗어난 낯선 서사가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에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렸다. 특히 지구에 연인이 있는 공룡이 이브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과정이 다소 작위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그렇지만 아직 극 초반이라는 점에서 반전이 작용할 여지는 충분하다. 셰프들의 로맨스를 그린 MBC ‘파스타’와 유방암 걸린 남자 주인공을 내세워 통통 튀는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과시한 SBS ‘질투의 화신’ 등을 집필한 서숙향 작가인 만큼 우주를 배경으로 생명의 존귀함과 신비로움을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와 어떻게 ‘극적으로’ 엮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최근 방송에서 공룡은 생과 사의 기로에서 이브에 대한 애정을 깨닫고 마음을 깜짝 고백 했다. 이브에게 “당신 좋아해도 됩니까?”라는 진심을 전하는 공룡의 진지한 눈빛은 설렘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무중력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브와 공룡의 로맨스 그리고 공룡에게 주어진 인공수정이라는 미션은 어떻게 펼쳐질지 ‘별들에게 물어봐’의 향후 전개가 여전히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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