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아들이 남긴 보험금
이광기가 전한 감동
드라마 ‘태조 왕건’, ‘야인시대’ 등으로 잘 알려진 중견 배우 이광기. 하지만 2009년 신종플루로 일곱 살 아들 석규를 떠나보낸 사건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 이후로 대중은 그를 이야기할 때 작품뿐 아니라 그의 가슴 아픈 이야기도 함께 떠올리게 됐다. 아들이 세상을 떠나던 날, 이광기의 삶은 멈춘 듯했다.
“모든 게 끝난 기분이었다”는 그의 말처럼, 아내는 절망했고 주변의 시선은 그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켰다.
그 상황 속에서, 석규의 사망 보험금이 그의 손에 쥐어졌다. 그는 그 돈을 마주할 수도, 사용하기도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아이티 대지진 소식이 들려왔다. 3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참혹한 재난에 마음이 끌린 그는 그 길로 구호 현장으로 떠났다.
아이티에서 그는 한 보육원에서 울고 있던 여덟 살 소년을 만났다. 석규와 같은 나이였던 그 아이를 품에 안는 순간, 서로가 펑펑 울었다.
이광기는 “그 순간 내가 여기에 온 이유를 깨달았다. 석규 대신 이 아이를 품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 후 그는 석규의 사망보험금을 기부하며 아이티를 제2의 고향처럼 여기게 됐고, 학교 설립과 같은 구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떠난 아들이 보낸 선물
그리고 3년 후, 기적 같은 일이 찾아왔다. 석규가 떠난 지 3년 만에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들었다. 더욱 놀라운 건 아들 준서가 태어난 날이었다.
그날은 석규가 가장 좋아했던 눈 오는 날이자, 아이티 대지진이 발생했던 바로 그 1월 12일이었다. 이광기는 “준서는 석규가 선물로 보낸 아이 같다”며 준서의 존재가 가족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준서가 일곱 살이 될 때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때 준서는 “아빠, 나 이제 여덟 살이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말했다며, 그 순간의 감동을 전했다.
이광기의 이야기에 누리꾼들은 “아픈 기억을 나눔으로 승화시킨 용기가 대단하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잘 극복하셨네요. 행복만 하시길”, “나라면 기부할 수 있을지. 대단하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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