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서툴렀던 시절은 있다. 그건 중식대가 신계숙도 마찬가지였다. 올챙이 시절 요리 중 겪은 사고는 후유증을 갖게 만들었지만, 그는 ‘단단한 맷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16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중식요리사 신계숙과 탈북민 요리사 이순실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신계숙은 서툴렀던 시절에 대해 “8년 동안 누룽지만 튀겼다. 경험이 있었으면 기름에 가까이 가서 넣었을텐데 무서우니까 튀김 재료를 던졌다. 기름이 튀어 오르니까 팔이 기름에 데어서 포도송이처럼 부풀어 올랐다”라고 떠올렸다.
이에 박원숙이 안타까워하며 신계숙의 팔을 유심히 살피자, 그는 “계속하니까 상처가 생겼다가 사라지고 또 생겼다가 없어지더라”며 “결국에는 제가 동맥을 끊었다”라고 말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신계숙은 당시 상황에 대해 “우리가 돼지고기를 삼겹도 쓰고 등심, 등갈비 등 여러 가지를 쓴다. 부위마다 다른 손질이 필요해서 거래처에 꼼꼼하게 요구했다. 그랬더니 거래처에서 갑자기 거래를 끊어버리더라. 그래서 내가 정육점에서 고기를 손질하다가 내 손을 썰었다”라고 털어놨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심각했던 상처였다. 그는 “깊이 들어갔다는 게 확 느껴졌는데, 저녁에 손님이 많아서 병원에 못 갔다. 밴드를 붙였더니 지혈이 되니까 그냥 계속 일을 했다. 그런데 손가락이 점점 보라색으로 변해갔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그가 병원에 간 건 3주가 지난 뒤였다. 그는 “이상하다 싶어서 손가락이 절단되면 봉합해 주는 병원에 갔더니 당장 입원하라고 하더라. 일주일간 입원했다. 신경과 동맥이 끊어졌다. 지금은 손가락이 구부러져서 더 이상 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을 해서 그 분야에서 밥을 먹고 살려면 신체의 일부를 바쳐야 하는구나, 그래야 체득이 되는구나’를 깨달았다. 그래서 어떤 일이 와도 굴하지 않는 게 주방에서 만들어졌다. 무슨 일을 겪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맷집이 생긴 것”이라고 전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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