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까지 주요 부문 3관왕에 오른 영화 ‘브루탈리스트’가 오는 2월12일 개봉한다. 3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수상작으로 거로되는 작품으로 지난해 열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이후 잇단 수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브루탈리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정착한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 건축가의 이야기다. 전쟁 중 가족과 헤어진 아픔을 지닌 건축가 라즐로 토스(에드리언 브로디)는 상흔을 들여다보다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는다. 영화의 제목인 브루탈리스트는 건축 양식 중 하나인 브루탈리즘을 따르는 라즐로의 행보를 의미한다. 브루탈리즘은 1950년대부터 유행한 단순한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특징인 건축 스타일이다.
영화는 30년에 걸친 라즐로의 연대기를 3시간35분의 러닝타임으로 그린다. 라즐로 토스는 실존 인물이 아닌 허구의 캐릭터이다. 에드리언 브로디는 라즐로 토스의 고독과 예술적인 고뇌를 입체적으로 그린다. 실제 헝가리 이민자 출신 어머니와 폴란드계 아버지의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 6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고 “영화의 이야기와 캐릭터의 여정은 전쟁의 공포를 피해 이 위대한 나라에 온 어머니와 조상의 여정을 떠오르게 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나는 어머니와 조부모님의 희생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며 “여러분이 직면하고 경험한 모든 어려움과 이 나라로 이민을 오려고 고군분투한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완전히 알지 못하지만, 이번 영화가 여러분이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브루탈리스트’에 앞서 에드리언 브로디는 2002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그리면서 묵직함을 안겼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가 배경인 ‘피아니스트’에서 가족을 잃은 슬픔과 수용소에서 벗어나 끝까지 생존하려는 유대계 피아니스트의 삶의 의지와 집념을 표현해 그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직 최종 후보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브루탈리스트’를 통해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보다 먼저 북미에서 지난해 12월20일 개봉한 ‘블루탈리스트’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에드리언 브로디의 연기는 가장 조용한 순간에도 격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평했고, 할리우드리포트는 “창의성과 타협, 유대인 정체성, 건축적 무결성, 이민자의 경험, 특권의 오만한 고립 등 중요한 주제에서 광범위한 도약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연출은 배우 겸 감독인 브래디 코베가 했다. 미카엘 하네케의 영화 ‘퍼니 게임’과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등에 출연한 연기자로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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