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에서 일주일이나 지내긴 하였으나 사진을 많이 찍지는 않았다.
그래도 사진을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방치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 보려고 한다. 나는 사진을 잘 찍는 편도 아닌 데다가 사진이나 영상을 거의 안 찍는 편이어서 실력이 형편없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버른에서 지낼 당시에 날씨가 너무 좋았어서 만족스러운 사진들을 의외로 많이 건질 수 있었다.
피곤한 게 싫어서 투어는 전혀 안 갔지만 멜버른에서 지내는 거 자체가 힐링이었다.
도착한 날은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하나도 못 찍고 다음 날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 점심 먹으러 가기 전에 호텔 앞 풍경을 담아 보았다.
11월이긴 하였으나 날씨가 조금 오락가락하긴 해서 우리 나라 초봄 날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멜버른은 남극과 가까워서 한 여름이어도 갑자기 찬 바람이 불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한 여름이라고 해도 잠바 하나 정도는 챙겨 가는 게 좋다.
나도 승무원 시절에는 멜버른 비행이 나오면 아무리 기온이 높아서 바람막이 하나 정도는 캐리어에 꼭 챙겨 넣었던 기억이 난다.
시내에서만큼은 트램이 무료이긴 한데 우리는 해변가를 여러 번 가서 교통 카드를 하나 구입했다.
하루에 10불인가 이상 쓰면 더 이상 요금이 부과가 안 되어서 여행자들은 여기저기 다니기에 아주 좋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트램이 아무래도 무료이다 보니 시내 구간에서는 사람이 정말 많아서 앉아 가는 건 힘들고 조금 북적거리긴 한다.
멜버른 시내 중심가에 있는 마켓에 매일 들렸다.
하나 놀란 건 같은 과일이어도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과 평일의 가격이 천지차이라는 거다. 내가 갔을 때가 체리와 망고가 나올 때여서 매일 사 먹었는데 체리 2kg에 분명 전날에는 25달러 였는데 갑자기 토요일에는 35달러로 올라서 놀란 기억이 있다.
생각해 보면 주말 시급이 더 높았던 게 호주여서 이해가 가기는 한다.
과일을 좋아한다면 되도록이면 평일에 가서 과일을 쟁여 놓도록 하자.
그래도 거짓말 안 하고 지내면 체리만 5kg 정도는 먹고 왔다. 체리는 보관이 어려운 과일 중 하나라 농장에서 바로 온 걸 먹는 게 제일인데 마켓에 가면 방금 농장에서 올라온 체리들을 쌓아 놓고 팔고 있다. 마트보다 과일 수급이 빠른 편이니 과일을 좋아한다면 마트 보다는 마켓에 가는 걸 추천한다.
날이 좋아서 매일 걸어 다녔다.
트램을 조금만 타고 가면 해변가에 바로 당도할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생각보다 기온이 쌀쌀해서 수영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하는 분들이 유독 많더라. 원래 날이 좋아도 바다 수영은 절대 안 하지만 발이라도 담글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쌀쌀해서 엄두도 내지 못 했다.
매일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
노숙자가 몰려 있는 구간이 있긴 한데 전반적으로 치안이 괜찮은 편이다. 생각해 보면 호주는 미국보다 확실히 치안이 좋기는 했다. 지금은 미국의 치안이 워낙 헬이어서 승무원 동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가관도 아닌데 호주는 아주 늦은 밤 구석진 곳이 아니라면 여기저기 혼자 산책을 다녀도 크게 무섭지는 않다.
일몰을 보러 갔으나 생각보다 늦게 가서 제대로 보진 못 했다.
그래도 여기가 일몰 포인트인 건지 관광객들이 많았다.
멜버른은 사실 쇼핑의 도시는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울렛에 들려 보았다.
호주 멜버른 브랜드가 많기는 한데 유명한 건 없기에 어그 부츠만 사고 돌아 왔다. 생각보다 아울렛 규모가 크고 푸드 코트도 잘 되어 있어서 한 번 들려 보는 것도 괜찮은데 스포츠 브랜드는 확실히 홍콩 퉁청 아울렛이 넘사벽이다. 홍콩 가게 되면 나이키나 아다다스 좀 쓸어 와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특히 아식스는 한국 공홈 가격과 거의 차이가 없어서 이게 무슨 아울렛인가 싶었다.
다시 가게 된 해변.
해변만 3군데 정도를 가서 이름이 다 기억이 안 나는데 체감상 크게 차이를 느끼진 못 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11월은 여행 비성수기여서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더 좋았다.
호주는 이런 한적한 맛이다.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 한가하다. 나중에 기회 되면 멜버른이나 호주 다른 도시에서 한달살이를 해도 좋을 듯하다.
이번 멜버른 비행에서도 연락을 주신 이웃 블로거 님과 조우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 정착하고 사시는 분인데 의외로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각해 보면 블로그 하면서 뉴질랜드에서도 누군가를 만나고 도쿄에서도 누군가를 만나고 재미있는 인연이 많았던 거 같다. 다들 좋은 분들이라 다 기억에 남는다. 그 분들과 다 인연을 이어가지는 못 하고 있으나 분명히 다들 어디에선가 잘 지내고 계실 거라고 확신한다.
멜버른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 주 멜버른
지금은 다른 블로그를 하느라 네이버 블로그는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으나 가끔 소식을 전하러 이렇게 돌아오려고 한다.
늦었지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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