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김수미의 유작 ‘귀신경찰’(감독 김영준)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신현준은 “어머니(김수미)가 준 마지막 선물 같은 작품”이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과 함께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귀신경찰’은 돈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로, 고 김수미의 마지막 작품이다. 영화 ‘비천무’ ‘무영감’ ‘마지막 선물’ 등을 연출한 김영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고 김수미는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순댓국집 사장이자 모자란 아들과 하나뿐인 손녀와 함께 사는 걸걸한 여장부 역을, 신현준은 레전드 경찰이었지만 한 사건으로 나락 가고 딸과 함께 어머니한테 얹혀살던 중 날벼락을 맞고 하찮은 능력이 생기는 경찰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여기에 정준호가 주인공 경찰을 나락 보낸 장본인이자 앙숙 양아치로 특별출연해 색다른 재미를 완성한다.
1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귀신경찰’에서는 고 김수미 특유의 유쾌하고 정감 넘치는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고 김수미와 신현준의 자연스러운 모자 ‘케미스트리’가 따스한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 앞서 제작진은 헌정 영상을 상영하며 고 김수미를 추모했다. “함께 해서 영광이었고 사랑합니다. 영원히”라는 말로 시작된 영상에는 ‘귀신경찰’에 출연한 배우들이 고 김수미에게 전하는 자필 편지와 함께 고인의 대표작 속 모습이 담겨 먹먹함을 자아냈다.
신현준은 “오늘 정준호와 아침부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홍보를 하고 다녔다”며 “웃으면서 어머니(김수미) 이야기도 하며 극장에 왔는데 어머니와 함께 있는 포스터를 보고 순간 너무 먹먹했다. 어머니가 영화 개봉 전에 같이 홍보 많이 하자고 했는데 포스터 앞에 놓인 의자가 하나밖에 없어서 되게 먹먹했다”면서 고 김수미 없이 시사회에 참석한 소감을 전했다.
‘귀신경찰’은 ‘맨발의 기봉이’ 같은 작품을 또 한 편 남기고 싶다던 고 김수미의 바람에서 시작된 작품이라고 했다. 신현준은 “어느 날 어머니가 ‘맨발의 기봉이’처럼 우리도 행복하고 관객도 편안하게 웃으면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우리가 촬영할 때 행복하니까 그 감정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지는 것 같다고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내게 숙제를 내준 거다. 그래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이야기한 것은 두 가지였다”며 “편안하게 웃겼으면 좋겠다는 것과 가족애를 느껴야 한다는 것. 그 숙제를 감당하다 번개에 맞고 초능력이 생긴 사람들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됐고 그 소재를 하찮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보면 어떨까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했다. 너무 재밌다고 해서 초고를 쓰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소원한 대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나온 것 같다”며 “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절에 상영하길 바라셨는데 뜻대로 설에 개봉하게 됐다. 어머니가 준 마지막 선물 같은 영화”라고 의미를 짚었다.
김영준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데 김수미 선생님이 계시지 않아 안타깝고 김수미 선생님의 유작이라는 무게감도 있다”고 털어놓으며 “결과는 모르겠지만 그것보다 내가 지금까지 한 작품 중 가장 즐겁고 행복했다. 피곤함 하나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했다. 최선을 다해 찍었다. 내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기억될 작품”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간담회 중 고 김수미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아내기도 한 신현준은 “어머니 덕분에 따뜻함을 많이 느끼면서 촬영했다”며 “어머니가 바랐던 것처럼 관객이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편하게 웃고 잠깐이라도 가족애를 느끼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어머니를 많이 기억해 주길 소망한다”는 진심을 덧붙였다. ‘귀신경찰’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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