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무려 500억 원을 투입한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가 연이은 시청률 부진으로 비상이 걸렸다. 이민호, 공효진 등 톱스타 캐스팅과 국내 최초 스페이스 오피스물이라는 차별화된 설정, SF와 로맨틱 코미디를 결합한 신선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2%대를 기록하며 처참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13일 닐슨코리아 시청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별들에게 물어봐’ 4회는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2.78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회 3.3%, 2회 3.883%, 3회 2.237%로 이어지는 하락세에서 약간 반등했지만, 여전히 3%를 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이다. 방송 전부터 올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에 4회 연속 시청률 부진은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동시간대 경쟁작들의 선전이 더욱 뼈아프다.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는 1회 5.2%, 2회 6.5%로 시작해 3회 만에 10%를 돌파했고 4회는 11%대까지 상승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JTBC ‘옥씨부인전’ 역시 10%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작인 tvN ‘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가 1회 3.5%에서 2회 6.5%로 급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해 tvN 최고 흥행작이었던 ‘눈물의 여왕’이 5.8%에서 8.6%로 단번에 기세를 잡았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화제성 측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월 1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5위에 그쳤으며, 주연 이민호는 출연자 화제성 9위에 머물렀고 공효진은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톱스타들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화제성이 저조해 작품성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비 500억 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우주 공간을 비롯해 우주정거장 내부와 무중력을 구현하는 CG 작업에만 VFX(특수시각효과) 후반작업 비용으로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이런 생소한 설정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12일 방송된 4회에서는 극적인 전개가 이어졌다. 우주정거장에서 이브 킴(공효진)이 위험에 처하자 공룡(이민호)이 비행 슈트만 입은 채 우주로 뛰어들어 그녀를 구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 “당신밖에 안 보여, 이제”라고 외치는 공룡의 고백으로 로맨스가 급물살을 타는가 했지만 반전이 이어졌다. 이후 이브 킴은 “내 눈앞에 띄지 마십시오”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고, 결국 공룡은 술기운을 빌려 “당신 좋아해도 됩니까?”라고 돌직구 고백을 날렸다.
하지만 이런 로맨스 전개에도 “딱 봐도 케미가 안 느껴진다”, “남녀 주인공 그림체가 너무 안 맞는데…”, “우주 배경이라서 더 눈길이 안 간다”, “케미를 떠나서 대본이 문제”, “배경이 우주라 엄청 신박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난자, 정자 얘기에 기승전 로맨스라니… 벌써 흥미 뚝 떨”, “아무리 돈을 때려부어도 각본이 아니면…”, “내용이랑 대사가 시대에 뒤떨어짐”, “대체 뭘 보고 500억을 투자한 거지…?”, “기대했는데 내용이 너무 별로였음”, “이런 드라마 하는지도 지금 처음 알았다” 등 네티즌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거금을 투자한 기대작이 부진을 겪으면서 CJ ENM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CJ ENM은 최근 넷플릭스는 물론 타 방송사와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마저 저점인 5만 원대로 폭락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 이후 7만 원대까지 회복했던 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CJ ENM의 목표 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작품의 부진이 대작 드라마의 제작 방향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제작비를 투입하고 스타를 캐스팅하는 것만으로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OTT 시장의 성장으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작품성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숙향 작가가 극본을, 박신우 감독이 연출을 맡은 ‘별들에게 물어봐’는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하고 키이스트, MYM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공효진)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품고 우주선에 탑승한 산부인과 의사 공룡(이민호)의 이야기를 그린 총 16부작 드라마다. 앞으로 12회가 남은 상황에서 시청률 반등이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별들에게 물어봐’ 5회는 오는 18일 토요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