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이고은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사내 성희롱 사건의 은폐를 시도하고 재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는 최근 공개된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통해 드러난 것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조선비즈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L 전 부대표의 고용노동부 신고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조언을 넘어 사건의 재조사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공개된 텔레그램 대화에서 민 전 대표는 L 전 부대표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A(피해자) 신고에 대한 맞대응이기도 했고, 둘 다 공정하게 조사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L 전 부대표는 신고의 필요성에 동의하며 “효력을 발생시키려면 (회사에) 좀 붙어있어야겠다”고 응답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민 전 대표가 L 전 부대표에게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한 것이다. “휴가와 병가를 적절히 쓰면서 신고하고 9월만 좀 버텨보라. 오늘 빨리 신고해”라는 민 전 대표의 메시지는 재조사 과정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앞서 발생한 사내 성희롱 사건의 최초 조사 당시 민 전 대표가 보인 행태와 맥을 같이한다. 당시 민 전 대표는 L 전 부대표에게 “A씨를 무고로 역고발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인실(인생은 실전이야) X 먹여라” 등의 대응 방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들이 알려지면서 피해자 A씨는 민 전 대표의 방해 행위로 인해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어도어의 김주영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재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L 전 부대표가 제기한 하이브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해 “인정되지 않는다”며 행정 종결 처리했다. 이는 민 전 대표와 L 전 부대표의 대응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건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불공정한 관행과 권력 남용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향후 수사 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업계 전반의 자정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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