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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징어 게임2’ 황동혁 감독 “우리의 분노는 위로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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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2로 돌아온 황동혁 감독.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돌아온 황동혁 감독. /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는다. 

2021년 9월 공개된 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넷플릭스 사상 최고 흥행을 기록한 데 이어, 에미상 6관왕에 오른 화제작 ‘오징어 게임’의 속편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던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지난달 26일 공개 후 넷플릭스 공개 주 최고 시청 수를 경신하는 등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시즌1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한 황동혁 감독이 다시 연출과 각본을 맡아 지난 시즌과 이어지면서도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과 색다른 스토리를 완성, 전 세계 시청자를 매료하고 있다. 특히 투표라는 장치를 설정해 참가자들의 극명한 대립을 그려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규합과 배신은 물론 돌아온 기훈과 프론트맨의 본격적인 대립, 새로운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다층적인 스토리까지 심도 있는 이야기와 다양한 볼거리를 완성했다는 평이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 소감부터 연출 중점 포인트, 캐릭터 설정 비하인드 등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엇갈린 평가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해당 기사에는 시리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시청자를 매료한 ‘오징어 게임’ 시즌2. /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시청자를 매료한 ‘오징어 게임’ 시즌2. / 넷플릭스

-공개 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시름 놨겠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공개할 때부터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아쉬움을 표시하는 것도 많이 봤고 재밌다고 호응하는 것도 많이 봤다. 뭔가 부족했나 생각이 들다가도 좋아하는 분들 보면서 이런 부분은 잘했구나 생각도 했다. 좋은 성적이 나와서 일단은 감사하다. 부담이 컸는데 좋은 기록이 나왔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있다. 요즘 우울한 일 투성인데 그래도 그나마 좋은 소식을 전한 게 아닌가 싶어서 그것도 참 감사하다. 무조건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평가는 엇갈린다. 불호도 많은데. 

“시즌1은 어떤 기대도 없이 나온 작품이잖나. 그런 놀라움, 신선함이 있었기 때문에 훨씬 반응이 뜨거웠던 것 같다. 시즌2는 만들 때부터 신선함이 사라졌기 때문에 전과 같은 반응을 기대하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더 날카롭게 하길 바라는 분들도 있고 재밌는 게임이 나와서 도파민을 팡팡 터트려주길 바라는 분들도 있는데 모두를 만족시키기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내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내가 하려던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시즌2가 완결되지 않고 시즌3로 넘어가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불호도 있을 건데 어쩔 수 없이 감당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고 시즌3를 최대한 빨리 잘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뿐이다. 불호 반응은 아프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고 소화를 해서 그 반응을 바꾸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반응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

-시즌1은 원래 쓰던 이야기였고 시즌2는 1~2년 사이 집필해야 했다. 시즌2를 집필하면서 느낀 고통도 컸을 것 같다. 또 그사이 급변하는 대한민국을 보면서 어떤 영감을 얻었는지도 궁금하다.

“시즌1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사회 속 낙오자에 대한,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줄어들고 있는, 각자도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그사이 너무 빠르게 세상이 변하면서 내가 주목한 것은 엄청나게 갈등과 분열이 많아지면서 극단적으로 서로를 미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거다. 세상이 힘들어지고 있는 것은 맞는데 그 원인이 우리 서로에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이렇게 세상을 만든 것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정치권력이든 돈의 권력이든 관료가 됐든 시스템을 만들고 우리의 삶을 황폐화하는 건 그 위의 사람들인데 우리끼리 싸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분노가 위로 향해야 하는데 옆으로 향하고 있는, 위를 향해 손가락질하지 않고 ‘너 때문이야’라고 하는 게 너무 많이 보이는 거다. 그게 답답했다. 우리끼리 손가락질해서 과연 이 세상이 바뀔까. 성기훈의 반란은 그런 의미였다. ‘우리끼리 밤새 누군가는 살아남길 바라면서 죽고 죽일 거냐, 우리가 싸워야 할 것은 우리를 이 게임에 가둬놓은 저 사람들’이라는 것, 분노가 위로 향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

황동혁 감독이 기훈(왼쪽)과 프론트맨의 대비를 강렬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 넷플릭스
황동혁 감독이 기훈(왼쪽)과 프론트맨의 대비를 강렬하게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 넷플릭스

-프론트맨과 기훈의 대비를 강하게 준 이유도 궁금한데. 

“시즌2의 이야기는 그게 메인이다. 이 게임, 이 시스템을 엎으려는 기훈과 이 세상이 그렇게 네 마음대로 될 것 같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는 프론트맨의 대결. 시즌2는 ‘스타워즈’로 따지면 같은 길을 걸었지만 누구는 제다이가 되고 누구는 다스베이더가 된 거다. 기훈이 제다이고 프론트맨이 다스베이더인 거다. 그런 대비되는 모습, 흑백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시즌1에서는 오일남이 반전으로 나오는데 반대로 이번에는 시청자도 다 아는 사람을 1번 참가자로 넣어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싶었다. 또 그런 기훈을 보조하는 역할로 정배(이서환 분)를 두고 싶었다. 같은 경험을 하지만 다른 길을 가는 인호(프론트맨)와 추억을 공유한 친구 정배, 두 사람을 기훈의 양쪽에 두고 싶었다.”

-성기훈이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해도 된다는 공리주의자로 변하는 지점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다. 감독의 의도는 무엇이었나. 

“성기훈은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동차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가 해고를 당한 인물이다. 이 사회의 평범한 노동자, ‘블루칼라’ 서민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시즌1에서 성기훈은 뭔가 부족하고 철도 덜 든 모습도 보이지만 인간에 대한 선한 의지를 누구보다 더 잘 지키고 사는 인물이다. 그런데 시즌2에서는 많은 것을 겪고 나온 성기훈이 자신의 게으름이나 부족함뿐 아니라 시스템이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바꿔보겠다고 무모한 도전을 하는 사람인데 지금 이 사회에 그런 인물이 별로 없잖나.

예전에는 혁명이 필요하고 제도를 바꿔서 어떻게 하고 이런 거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요즘 세상에는 자기가 가진 것을 지키려는 이야기가 주가 되면서 우리 모두 잘살게 되는 이야기에 대한 거대한 담론은 사라지고 있다. 성기훈은 여전히 그런 신념이나 이념을 바보같이 좇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많은 혁명가들이 변질됐듯 그 순수한 꿈을 좇았지만 좌절하면서 조금씩 처음 품었던 자신의 선의마저 변질돼 가는, 그리고 조금씩 무너져 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희생이 있더라도 게임을 끝내야 한다는 성기훈의 모습은 이미 그가 변하고 망가져 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반란이 실패하고 성기훈이 반란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과 원망,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 뒤엉킨 인물이 돼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시즌3가 될 거다.”

황동혁 감독이 정배(왼쪽)의 시즌2 합류 비하인드를 전했다. / 넷플릭스
황동혁 감독이 정배(왼쪽)의 시즌2 합류 비하인드를 전했다. / 넷플릭스

-시즌2에 꼭 넣고 싶었던 캐릭터를 꼽자면. 

“정배다. 정배가 너무 소중했다. 시즌1에서 너무 다 죽였잖나.(웃음) 살려올 수 있는 캐릭터가 없었는데 정배가 있더라. 갑자기 생각났다. 정배가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경매장에 갈 때 연기가 너무 좋았다. 그 인물을 조금 더 보여주고 싶어서 나중에 한 장면을 써넣은 것도 있거든. 그 장면 때문에 정배가 다시 등장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 것 같다. 기훈이 어려울 때 찾아갈 수 있는 친구라는 것, 회사 동료였다는 것, 그런 배경을 깔고 있었는데 시즌1과의 연속성에서 이 친구를 잃는 것이 기훈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시즌2의 마무리였으면 했다. 또 이서환이 연기를 너무 잘해줬다. 기훈의 옛날 모습을 끌어내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거든. 기훈과 정배가 불침번을 서면서 대화하는 장면이 내가 시즌2에서 가장 좋아하는 신이다.”

-여성 참가자들 대부분을 엄마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강한 동기가 필요했다. 엄청난 곳에 들어와서 이런 일을 굳이 해야 하는 강한 동기. 모성애 같은 어떤 강한 동기가 있어야 이 말도 안되는 곳에 들어와서 이걸 버티는 저들이 설명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안 그러면 다 빚에 쪼들려서인데 다 갖고 있는 이유기도 하고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을 생각하다 보니 엄마가 가장 강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렇게 설정이 된 거다.”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현주(박성훈 분)와 타노스(최승현 분)에 대한 반응이 제일 좋은 것 같더라. 현주는 사실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 세상 안이든 밖이든 가장 소외당하고 상처받은 인물인데 가장 정의롭고 싸움도 잘하고 뭔가를 지키려고 하잖나. 그래서 그 인물을 호감도 있는 역할로 만들고 싶었다. 타노스는 반신반의했는데 한국에서는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다. 굳이 최승현(탑)이 아니었어도. 시즌1 미녀나 덕수도 국내에서는 반응이 좋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진지하고 리얼한 베이스의 캐릭터를 좋아해서 과장되고 오버하고 그러면 어색해하거나 불편해하는 경우가 크다. 타노스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국내에서 불호평이 많은 걸 보면서 역시 그렇구나 생각했고 해외에서 좋아하는 걸 보면서 문화적 차이가 있구나 생각했다. 그런 차이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타노스 역을 맡아 시리즈에 출연한 탑(최승현). / 넷플릭스
타노스 역을 맡아 시리즈에 출연한 탑(최승현). / 넷플릭스

-말한 것처럼 국내에서는 ‘약쟁이 래퍼’ 타노스에 대한 불호가 많다. 특히 실제 대마초 전과가 있는 탑(최승현)이어야만 했느냐 하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MZ로 대표되는 그룹을 만들었다. 타노스와 남규(노재원 분), 민규(이다윗 분). 젊은 세대들에게 보이는 문제를 다뤄보고 싶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가상화폐에 투자해서 손해 보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고 마약 문제도 커지고 있다. 그 그룹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오디션을 통해서 이 친구(최승현)가 그걸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뽑았다. 이 친구가 사실 타노스와 너무 놀랄 정도로 비슷하잖나. 대마초 때문에 망한 래퍼, 마약 때문에 망한 래퍼. 그래서 안 한다고 할 줄 알았다. 오디션을 보겠냐고 할 때 당연히 거절할 줄 알았는데 왔더라. 자기를 희화화하는 역할이니까 나 같으면 못했을 것 같아서 용기를 낸 거라고 생각했다. (최승현에게서) 전에 오디션을 봤던 분들보다 가능성을 조금 더 발견했다. 그리고 이 친구가 하는 게 메시지를 더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임팩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일을 겪고 추락했던 사람이 했을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거다.”

-탑의 과장된, 다른 인물과 다른 연기 톤도 감독이 의도한 지점인가.

“쓸 때부터 그런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다. ‘쇼미더머니’(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어떤 분들을 보면 약간 헛웃음이 나올 때가 있었다. 그런 저세상 텐션으로 사는 캐릭터를 참조해서 만든 거다. 기훈이 진지해지면서 시즌2가 시즌1에 비해 전반적으로 무겁다. 그래서 시즌1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과장되고 만화적인 캐릭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름도 ‘타노스’로 지은 거다. 사실 최승현이 연기를 이상하게 했다기보다 내가 만든 캐릭터를 내가 한 디렉션을 받고 한 거라, 불호 캐릭터일 수는 있으나 내 기준으로는 연기를 달리 하거나 망친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내가 ‘OK’를 안 했겠지. 내 기준에서 이상했으면 어떻게든 다시 시키고 했을 텐데 내가 오케이를 던지면서 나온 캐릭터이기 때문에 나의 의도라고 보는 게 맞다.”   

역대급 열연으로 호평을 얻고 있는 공유. / 넷플릭스
역대급 열연으로 호평을 얻고 있는 공유. / 넷플릭스

-‘딱지남’을 향한 반응도 뜨겁다. 확장된 서사를 부여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유도 호연을 펼쳤는데.

“시즌1에서 잠깐 나오는데 분량에 비해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궁금해했다. 시즌2를 기획하면서 시즌1 딱지남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성기훈이 이들을 찾아내려는 단서는 딱지남밖에 없잖나. 성기훈이 딱지남을 찾는 이야기가 될 것이고 왜 이런 인간이 됐는지 모든 걸 설명하진 못해도 단서는 줘서 이런 인간이었구나 추측해 볼 수 있는 1화를 만들고 싶었다. 게임장 속 가면을 쓴 어린 친구 중 하나였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안에서 자기 세계가 비뚤어진 상태로 신임을 얻고 나와서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전사를 추측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넣고 싶었다. 공유가 최초로 한 악역이라고 하더라. 그런 면에서 되게 신선했다. 그로테스크하면서 미스터리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는데 공유가 현장에서 내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상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 보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깜짝 놀랐다. 거기에 촬영 감독님이 더 돋보이게 하는 붉은 조명을 잘 써줘서 그것도 너무 완벽했다. 총을 입속에 넣고 그런 건 공유가 애드리브로 한 거다. 그런 걸 보면서 이 친구가 엄청나게 많은 걸 숨기고 있었구나 싶었다. 놀라움으로 지켜봤다.”

-게임 선정 과정, 기준도 궁금하다.

“첫 번째 게임은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워낙 시그니처기도 하고 영희도 등장해야 하고 성기훈이 들어가서 경험자로서 뭔가 이끌 수 있는 게 있어야 해서 첫 게임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했다. 두 번째부터는 성기훈의 예상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룹, 팀을 만들고 싶었다. 그룹 내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고 싶었고 4~5명 그룹을 만드는 단체전을 생각했다. 시즌1 때 여섯 개 게임을 만들고 남은 리스트를 뽑아놓은 게 있었는데 하나의 게임으로 하기엔 애매했는데 한 데 모으니까 한판의 게임이 될 수 있겠다 싶더라. 시즌1에서 딱지, 달고나가 사랑받았든 한국 전통 놀이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모아서 하면 팀전도 되고 흥미도 생길 거라는 생각에 5인 6각, 5종 게임을 만들었다. 세 번째 ‘둥글게 둥글게’는 유치원 때 소풍 가면 꼭 하던 게임이었다. 서로 끌어안으면서 유대 관계를 형성해 주기도 하는데 누군가를 배제하기도 하는 게임이다. 버림받는 게임이기도 했던 거다. 소속감과 연대 의식을 갖게 하지만 약자를 잔인하게 배제하는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게임, 끈끈함도 보여주지만 잔인함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게임을 넣었다. 노래가 유행할 줄은 몰랐다. 항상 틀었던 노래니까 했는데 그 노래를 외국 클럽에서 트는 영상을 보고 놀랐다.(웃음)”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시즌3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새로운 게임도 나오고 충격적일 거다. 인간이 갈 수 있는 바닥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정서적인 충격이 시즌1이나 2에 비해 훨씬 센 장면이 많이 나와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셨으면 좋겠다.”

-차기작이나 앞으로 계획은. 

“시즌3까지 무사히 끝내고 쉬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시즌1때 치아가 7개 빠졌는데 지금은 너무 많이 빼놔서 그 정도는 아니지만 1~2개는 더 빼야 할 것 같고 수명이 줄지 않았을까 싶다. 혼자 찍고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물리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너무 힘든 과정이라 지금 많이 지쳐 있는 상태다. 시즌제 드라마를 혼자 쓰고 찍는 건 무리다. 미국처럼 작가와 감독이 분리되고 작가도 여러 명 있고 업무를 분담해야 장기로 갈 수 있는 것 같다. 다시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차기작도 몸과 마음을 먼저 추스르고 난 다음에 생각해 봐야겠다 싶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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