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속 감정들을 연구해 표현한 것을 공감해주셨을 때의 뿌듯함이 대단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 속에서 로맨스 감각도 선보이고 싶다” 배우 유연석이 ‘지금 거신 전화는’ 이후 열연행보를 이같이 예고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주연인 배우 유연석과 만났다.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물이다. 협박전화를 구심점으로 한 납치범과의 스릴러 포인트를 중심으로, 가족의 비밀과 로맨스코드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유연석은 극 중 주연인 ‘백사언’을 연기했다. 앵커 출신 대통령실 대변인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감정서사 변화에 따른 인물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냉철함을 정의하는 듯한 날 선 차가움의 초반부 매력감은 물론, 홍희주(채수빈 분)과의 로맨스 연기를 기초로 점차 자신의 온기를 찾아가는 듯한 모습까지 완벽한 감정눈빛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또한 웹소설 원작에서 온 로맨스 문체를 현실적인 톤으로 끌어올린 감성적인 대사호흡 또한 글로벌 화제를 모았다.
-날 선 대변인에서 점차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 중점은 무엇이었나?
▲차갑고 냉철한 모습에서 점차 사랑을 확인해가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다. 처음의 백사언은 백씨 집안을 해체시키고 떠날 사람이라는 생각에 희주를 사랑하지 않기 위한 발버둥으로 냉철함을 유지한다.
그런 모습을 말투부터 스타일링까지 담아내고자 했다. ‘헤드윅’을 하면서 체중감량이 된 상태를 유지하며 의상도 좀 더 핏되는 날카로운 느낌에, 눈썹이나 미간, 표정까지도 날카롭게 다듬었다.
406 협박전화나 수어 등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는 좀 더 풀어져보이는 모습을 그려냈다. 헤어나 의상도 캐주얼하게 접근한 것은 물론, 말투의 어미에 있어서도 딱딱 떨어지는 말 대신 편안한 어투로 했다.
-웹툰, 로맨스 특유의 대사체가 쉽지 않았을텐데?
▲’운수오진 날’을 촬영하면서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로맨스보다는 스릴러처럼 느껴졌다. 또 활자로만 봤을 때는 평소에 할 수 있는 말인가도 싶었다(웃음).
그러다 점점 스릴러와 맞물린 한 남자의 지독한 순애보를 느끼게 되고,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작품에 빠져들었다. 순간순간 집중하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사가 됐고, 그것이 영상에 잘 담긴 것 같다.
-앵커톤 연습은 어떻게?
▲전종환 아나운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기본적인 스킬과 함께 아나운서 출신 대변인들의 모델들을 보면서, 그들의 스킬과 자세들을 익혔다.
-‘미스터션사인’ 구동매와도 연결되는 백사언, 츤데레 순애보 캐릭터와 잘 맞는 유연석?
▲해외를 중심으로 여러 팬분들이 현대판 동매라고 하시더라(웃음). 다만 사언은 잘못 배웠지만 순수한 사랑의 동매와는 또 다른 톤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 유연석의 사랑법과는 차이가 있나?
▲사언처럼 원치 않은 삶 속에서 누군가를 해치려는 마음을 갖고 살아오지 않았다(웃음). 그렇기에 상대를 상처낼 정도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고백이라 할 것도 대학시절 선배에게 거절당할 것을 이미 알고서 했던 것 외에는 해본 적이 없다.
-채수빈과의 호흡은 어땠나?
▲댓글호응과 마찬가지로 케미가 정말 좋았다. 같은 회사지만 접점이 많지 않아서 처음에는 좀 어색했었는데, 장면전개가 이어질수록 편해졌고, 케미가 잘 맞았다.
-종영 후 돌이켜본 ‘지금 거신 전화는’의 매력은?
▲댓글을 비롯한 이러저러한 반응들을 보면, 장르물이 많은 최근 K드라마 가운데서 해외팬분들이 원했던 매력을 어필한 작품임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부모님으로 나온 유성주-추상미 선배를 비롯, 납치범 역의 박재윤, 허남준(지상우 역), 장규리(나유리 역), 최우진(박도제 역) 등 배우들의 호흡이 매력적이었다는 것도 주효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장르호흡으로 다양한 제 모습을 보여드렸다는데서 만족한다.
-선악공존의 캐릭터 유연석, 의도적인 것인지?
▲데뷔때부터 롤모델이 ‘박해일’ 선배였다. 스릴러와 로맨스의 능청스러움을 넘나드는 그의 매력처럼 저도 변주를 주면서 필모를 쌓아올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쌓아올려가다가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게 된 시점부터 악역과 선역을 넘나들면서 어필하고 있다.
-40대 남배우로서의 고민은?
▲로맨스 장르를 계속 할 수 있을까? 계속 나를 찾아줄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 또한 현장에서 실수가 용인될 연차가 아니라는 것도 그렇다.
‘낭만닥터 김사부’ 직전 슬럼프를 겪으며 고민하고 있었는데, 함께 호흡한 한석규 선배께서 “슬럼프와 좌절이 있을 수 있지만 돌이켜보면 그때가 꽃을 피울 수 있는 순간이니 스스로를 믿으라”고 조언해주시더라.
그를 믿고 안보였던 모습들을 보여드리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마음먹고 있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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