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제가 해야하는 역할을 보고 괴롭더라고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의 배우 양동근을 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양동근은 ‘오징어게임2’에서 상습적인 도박으로 막대한 빚을 지고 게임에 참가한 용식을 연기했다. 빚을 갚기 위해 참여한 게임에서, 어머니 금자(강애심)도 게임에 참가했음을 알게 되는 용식의 복잡한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해냈다.
먼저 ‘오징어게임2’가 다른 현장과 달랐던 점을 묻는 질문에 양동근은 ‘황동혁 감독’을 꼽았다. “현장에서 느낀 다른 점은 황동혁 감독의 디렉션이었다. 이미 천재 감독님이라는 소문을 들었었다. 현장에서 같이 일을 해야하면서 파악을 하는데, 감독님도 말씀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흥분도 하지 않고, 차분한 분이었다. 그러다 차분하게 툭 던지신다. 그렇게 주는 디렉션을 받아서 연기를 했을 때, ‘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의 역량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오징어게임2’ 출연 거절도 생각했었다고. 양동근은 “‘오징어게임2’에 처음 캐스팅 됐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기뻤다. 그런데 내가 해야하는 역할을 보고 괴롭더라. 내가 배우로 어릴 때부터 우는 장면의 연기는 정말 힘들다. 어릴 때부터 우는 연기를 참 많이 했다. 물론 잘 우는 아역배우들도 있지만, 나는 우는 연기에 트라우마가 있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까 또 그렇더라. 그게 괴로웠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45세를 넘어가고, 일을 즐겁게 하고 있는데 그 감정을 또 불러오는 작업이. 정말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오징어게임’이니까 출연을 하기로 했다. 현장에서도 너무 힘들다는 토로를 많이 했다. 정말 긴 시간 동안 힘들었고, 촬영 전날에는 몸살을 앓을 정도의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을 먹었다. 미리 걱정을 하면 힘든 부분만 생각이 나니까. 걱정을 끝내고 현장을 갔다. 회전목마 무대는 정말 아름다웠다. 정말 예쁜 공간이었다. 거기서 감정을 불러오는데…. 진짜 어머니에 대한 생각을 많이 끌어왔다. 평소에는 어머니 생각을 많이 안하는데.(웃음) 문득 내가 예전에 만든 노래 중에 ‘파더’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가 딱 하고 머리에서 재생이 되더라. 그 노래 가사 중에 ‘꿈의 동산에서 널 키워주고 싶었어’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노래가 떠오르면서 감정이 올라오더라”고 얘기했다.
양동근은 “사실 그 장면을 찍을 때 우리나라의 대단한 배우들이 다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짧은 장면을 10분 이상 찍었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잘한 것 같다”며 비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모자연기로 호흡을 맞춘 강애심 배우에 대해서는 “원래 감독님이 생각한 용식이는 날카롭고 척박한 사람이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내가 어머니와 케미를 맞추려고 하다보니, 감독님이 생각하는 캐릭터로는 맞춰지지가 않더라. 그래서 작전을 바꿔서 완전히 강애심 어머니에게 맞춰서 연기를 해보기로 했다. 어머님은 귀여운 분이었다. 그래서 어머니와 맞으려면 날카로운 것보다는 귀여운 쪽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현장에서 많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