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연속 전 세계 93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게임’ 시즌2가 대규모 불법 유통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10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한 넷플릭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2’는 넷플릭스에서 공식 공개된 지난 26일부터 국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인 티비몽, 티비위키, 후후티비 등에서 전편이 무단으로 유통되고 있다. 특히 후후티비에 올라온 마지막 회차는 조회수 2820만 회를 돌파하며 피해 규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불법 콘텐츠의 높은 접근성이다. 고화질은 물론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자막까지 제공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무단 유통이 확산될 우려가 크다. 해당 사이트들에는 “빛의 속도로 올라왔다”, “덕분에 넷플릭스 비용 아꼈다”는 댓글이 달리며 불법 시청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단속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가 최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를 구속했지만, 보름 만에 유사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런 불법 사이트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접속 주소를 바꾸는 수법을 쓰고 있어 원천 차단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중국에서의 불법 시청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중국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는 이미 7만 건이 넘는 ‘오징어게임 시즌2’ 리뷰가 올라와 있다. 넷플릭스가 중국에서 서비스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불법 시청을 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오징어게임1’이 공개될 때도 그러더니 중국 내에서는 ‘도둑시청’이 이제는 일상이 된 상황”이라며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더 기가막힐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중국은 자국 콘텐츠에 대해서는 강력한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마스코트 ‘빙둔둔’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엄격한 단속을 진행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중국 당국이 알면서도 지금까지 K콘텐츠에 대한 ‘불법시청’을 눈감아 왔던 게 사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할 것”이라며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집중 단속을 촉구했다.
넷플릭스는 국제 저작권 보호단체 ‘ACE’ 회원사로서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피해는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창작자들의 노력이 담긴 소중한 콘텐츠의 불법 유통은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라며 “세계의 다양한 모니터링 기관들과 협력해 불법 콘텐츠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게임2’는 공개 이틀 만에 전 세계 93개국 1위 왕좌에 오르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시즌1의 주인공이자 지난 게임 우승자 기훈(이정재)이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면서 프론트맨(이병헌)과 치열한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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