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를 대표하는 드라마 ‘모래시계’가 2025년 새해 첫날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오징어 게임2’의 열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연 배우 이정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모래시계’의 공개 소식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모래시계’는 1995년 방영 당시 평균 시청률 46%를 기록했으며, 최종회에서는 무려 64.5%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달성했다. 방송이 있는 날이면 직장인들이 일찍 퇴근하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전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당시 드라마 방영 시간이면 거리가 한산해지고, 식당과 술집은 문을 일찍 닫았으며, 유흥가도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는 진귀한 광경이 연출됐다.
‘여명의 눈동자’로 유명한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이 작품은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한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배경으로, 세 남녀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삶과 애절한 사랑을 그려냈다. 실제 역사적 사건들을 드라마적 요소와 절묘하게 조화시켜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민수가 연기한 폭력 조직의 중간 보스 박태수, 고현정이 열연한 민주화 운동권 여대생 윤혜린, 박상원이 분한 서울중앙지검 검사 강우석이 극의 중심을 이룬다. 카지노 대부의 딸이자 민주화 운동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윤혜린을 통해 당시 청년들의 이상과 현실이 극적으로 그려졌다. 특히 당시 신인이었던 이정재는 윤혜린의 보디가드 백재희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았다. 뛰어난 검도 실력으로 혜린의 곁을 지키며, 그녀가 연행될 때마다 구해내는 충직한 보디가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정재는 후일 한 방송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낮에 ‘모래시계’를 찍고 밤 촬영으로 ‘젊은 남자’를 찍고 다음 날 아침에 ‘느낌’을 찍었다”며 “당시 스물두 살이었는데도 팔을 누르면 뼈가 안으로 쑥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러다 진짜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장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군대에 가서 나 좀 살아야겠다’ 싶었다”며 전성기에 군 입대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이처럼 혹독한 스케줄 속에서도 이정재는 백재희 역할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는 그의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모래시계’는 단순한 드라마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국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드라마가 사회 현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도 크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드라마 영상에 배우 김학철은 “단군 이래 최고의 작품. 드라마 보고 울컥한 건 난생 처음. 완벽한 작품 인정”이라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다른 시청자들 역시 “최민수 마지막 눈빛 연기는 정말… 천점 만점에 억만점!”, “모래시계는 대한민국 드라마 중 최고의 레전드 작품이다”, “3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촌스럽지 않다”, “용두사미 작품들이 태반인데 모래시계는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이 드라마는 풀영상으로 봐야만 한다. 이 작품을 넘어서는 드라마는 아직 없기 때문”, “단군 이래 최고의 작품. 최고의 명작”,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는 걸 내가 20대 때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예견했었다”, “이 드라마의 묵직함과 몰입도는 그 어느 드라마와도 견줄 수 없는 듯…”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최근 ‘오징어 게임2’로 다시 한번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이정재의 대표작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만큼, ‘모래시계’가 2025년 새로운 세대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지난달 26일 넷플릭스 공개 직후 5일째 93개국 1위를 기록 중인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게임에 재도전하는 기훈(이정재)과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글로벌 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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