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연기는 하지만 대중 앞에는 서지 않는다”
지난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2’으로 활동을 재개한 탑(본명 최승현)의 행보다. 연기력으로 캐스팅 논란을 지우리라 예고했지만, 이조차도 물거품이 됐다. 결국 그를 향한 부정적 여론만 강화된 모양새다.
탑은 ‘오징어 게임’에서 코인 투자 실패로 게임에 참여하게 된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았다. 타노스는 첫 번째 게임에서는 목걸이 속 몰래 반입한 약을 먹은 후 타 참가자들을 밀어 죽음으로 몰아넣고, 게임 직후에는 이명기(임시완)에 폭언 및 폭행을 가한다. 오영일(이병헌)에게 제압당할 땐 “살려달라”며 ‘강약약강’의 모습을 보인다. 이외에도 게임 진행 도중 계속해서 민폐 행각을 이어간다. 시즌 1의 장덕수(허성태) 포지션을 맡은 것.
당초 탑의 ‘오징어 게임2’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 사이에서 작품 불매 운동까지 일며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탑은 지난 2017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황동혁 감독은 작품 공개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탑이 맡은 역할이 많은 용기가 필요한 역”이라며 “작품을 보시면 이 결정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이해하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봐도 글쎄다. ‘타노스’가 마약을 하는 인물이니, ‘마약 전과’를 갖고 있는 탑이 안았을 부담감은 이해한다. 하지만 ‘굳이’ 탑이어야 했던 이유는 여전히 모르겠다. 약을 먹고 각성된 듯 게임장을 뛰어다니거나, 이명기를 만나 분노할 때도 탑은 시종일관 과장된 표정과 명확하지 않은 딕션으로 몰입을 깼다. 196번 강미나(송지우)에게 사랑의 래핑을 하는 장면은 클립으로 편집돼 네티즌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연기력 뿐일까. 탑은 작품 공개 이후 주연 배우들이 모두 참석하는 제작발표회 및 인터뷰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노골적으로 대중을 만나기를 거부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탑이 맡은 역할의 비중이 매우 적기 때문에 굳이 일정에 참석할 필요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작품 공개 이후 이마저도 ‘설’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탑보다 비중이 적거나 비슷한 역을 맡았던 조유리, 임시완, 위하준, 양동근 등의 배우도 6일부터 순차적으로 취재진을 만난다.
연기는 했지만 사과도, 해명도 없는 탑의 행보를 대중이 응원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잘 갖춰진 연기력 없이 ‘오징어 게임’이란 글로벌 인기 시리즈에 승차한 탑이 ‘밉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황동혁 감독이 ‘실사화’를 목적으로 타노스 역에 탑을 캐스팅했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