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해 음식 봉사에 나섰던 안유성 셰프가 새해 첫날에도 무안국제공항을 찾았다. 이날은 ‘흑백요리사’ 셰프들과 동료 직원들, 지역 자영업자들이 함께 힘을 모았다.
안 셰프는 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에게 1000인분의 전복죽을 대접했다. 그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해 첫날 떡국도 의미가 있겠지만 유가족들은 지금 현실적으로 너무 지쳐있고 힘들어한다. 음식 하나 목으로 넘기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금이나마 기력을 회복할 수 있게 전복죽을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음식 봉사에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서 활약한 최지형, 방기수, 임희원 셰프 등도 동참했다. 그는 “셰프들은 고객들이나 모든 분들께 자신의 색깔을 요리로 표현하겠지만 그 기본은 나눔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매스컴을 통해 음식 봉사하는 소식을 듣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많은 셰프들이 지금 내려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0일에도 직접 만든 김밥 200인분을 들고 무안국제공항을 찾았던 그는 “사고로 먹먹하고 답답한 마음이었고, 사실 일도 손에 안 잡혀서 오게 됐다”면서 “일단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가는 길에 뭐라도 드시면 좋을 것 같아서 김밥을 얼른 말아서 가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번 참사 희생자 중에는 광주 출신인 안 셰프의 지인들도 있었다. 그는 “(희생자 중에는) 지역민들도 많이 계셨고 저희 고객이었던 분도 계셨다. 방송을 함께하셨던 PD님도 계시고, 한 다리 건너면 이쪽 지역에 계신 분들이랑 다 관계가 있는 분”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안 셰프의 음식 봉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그는 “유가족들이 너무 지쳐있는데, 김밥을 먹으며 힘없이 ‘맛있네요’ 말하시더라. 그 모습을 보고 제가 음식 만드는 재주밖에 없어서, 이 재주라도 재능 기부하면서 곁에서 슬픔을 같이 하자고 마음먹었다. 기운이 없는데도 맛있다고 말 건네주시는 게 많이 뭉클했다”면서 “입맛이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큰 사고를 겪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한결같이 주위의 따뜻한 격려와 지속적인 애정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하더라”며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총 181명 중 기체 후미에서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 전원이 사망했다. 현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으며, 20여명의 사망자 시신이 가족에게 인계됐다, 정부는 사고 당일부터 오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으며, 무안국제공항 현장과 전국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