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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 ‘이유같지 않은 이유’ [Z를 위한 X의 가요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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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

◆‘가요톱10’ 1994년 12월 4주 : 박미경 ‘이유같지 않은 이유’

◆가수 박미경은,

198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민들레 홀씨 되어’로 장려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듬해 드라마 ‘풀잎마다 이슬’의 주제가를 부르는 등 음악 활동을 이어가다 1988년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의 타이틀의 앨범을 발매했다. 이 당시까지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면 박미경은 라인음향에서 활동하던 프로듀서 김창환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게 됐다. 김창환과 함께 작업한 첫 앨범이 박미경의 공식적인 1집 ‘이유 같지 않은 이유’(1994)다.

이 앨범을 시작으로 다음 앨범인 정규 2집 ‘정글 뉴 스타일’(Jungle New Style)의 타이틀곡인 ‘이브의 경고’와 수록곡 ‘넌 그렇게 살지마’ 등도 크게 히트했다. 당시 이 앨범은 80만장 이상 팔렸고, 연말 결산 음반 판매 탑10에 이름을 올렸다. 그 해 가요톱텐에서 골든컵의 영광을 얻기도 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SBS 올해의 스타상, 골든디스크상, 서울가요대상 등도 휩쓸었다. 파워풀한 댄스 실력과 가창력을 뽐내는 곡들 뿐만 아니라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기억속의 먼 그대에게’처럼 소울풀한 발라드곡들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쉽게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하고 3집을 기점으로 가요계의 중심에서 점점 밀려났고, 2000년대 기점으로 사실상 이렇다 할 활동을 보여주진 않고 있다. 가수로서의 명성이나 인기곡의 인기에 비해 전성기가 짧았던 가수다. 다만 가창력에 있어선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방영된 KBS2 ‘골든걸스’를 통해 이를 직접 증명해내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이별같지 않은 이유’ ‘이브의 경고’ 넌 그렇게 살지 마‘ 등 자신의 과거 히트곡들을 리마스터링해 다시 발매하기도 했다.

ⓒKBS
ⓒKBS

◆‘이유같지 않은 이유’는,

박미경의 공식 1집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당대 한국대중음악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라인음향의 수장이었던 김창환이 직접 가사를 쓰고, 라인음향 소속이었던 노이즈 천성일이 작곡했다. 게다가 편곡도 김창환 사단의 김형석이 맡아 완성했다.

도입부부터 격정적인 소울 보컬과 건반 중심희 하우스 비트, 선언조의 가사까지 거기다 박미경의 터프한 보컬색까지 더해지면서 이 음악을 당시 ‘파격적인 음악’으로 평가받았다. 강변가요제 ‘민들레 홀씨 되어’로 데뷔할 때와는 너무 달라진 탓에 오죽하면 ‘동명이인’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제목은 이별하는 과정에서 오고갈 변명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붙었다. 높은 고음을 필요로 하는 노래여서 락커들의 전유물인 시원한 창법이 압권이고, 아마추어가 따라 부르기는 쉽지 않다. 박미경의 파워풀한 창법과 당당하게 이별을 통보하는 X세대식 가사로 그 시대의 젋은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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