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효림이 세상을 떠난 시어머니 고(故) 김수미에 대한 먹먹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서효림은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출간된 김수미의 책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사진을 여러 장 올리며 “꽤 오랜만에 가평에 왔다. 한 달 전 널어놓은 시래기는 아직도 빨랫줄에 있고 눈이 엄청나게 많이 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2017년 첫 만남에 에디트 피아프와 영국의 사치갤러리 이야기로 마음이 너무 잘 통했던 선생님”이라며 “어머니의 책이 나오고서 완벽히 끝까지 읽어내려 가지 못한 채 가평까지 책을 들고 왔다”라고 덧붙였다.
서효림은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머니께서 그토록 원하시던 마당이 있고 장독대가 서로 잘난체하듯 뽐내고 있으며, 여름이면 나팔꽃이 담을 타고 활짝 피는 그곳이 바로 우리 가평 집이었다”면서 “더 마음이 무거웠다. 생전에 자주 오셨다면 더 좋았을걸. 불편하셨던 걸까”라고 안타까워했다.
요즘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있다는 서효림은 “벌써 두 달이 넘었지만, 나에겐 2주도 안 된 일 같이 느껴진다. 어떤 이들에겐 이 또한 피로감이 느껴질까봐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어쩔 땐 괜찮은 척 하다가도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외면해 보고, 또다시 밀려오는 감정이 주체가 안 돼서 들쑥날쑥하는 순간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그런 서효림에게는 바람이 하나 있었다. 그는 “단 일주일만이라도 곁에 있었으면, 내가 그 이야기 5분이 아니라 일주일 내내 들을 수 있는데”라며 “솔직하게 말해 어머니의 일기장을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난 많이 달라졌고, 늦게나마 어머니의 삶의 지혜를 조금은 빌릴 수 있으니. 그리고 책의 인세를 전액 기부하겠다고 했는데, 기부금이 얼마 안 될까 봐 걱정스럽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고인을 향해 “엄마가 나의 엄마여서 참 좋았다. 착한 며느리가 아니라서 죄송했다. 잘 살아내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故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당뇨 등 지병에 따른 고혈당 쇼크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이후 지난 13일에는 김수미의 30대 젊은 나이였던 1983년부터 사망하기 전인 2024년까지의 일기 중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아 구성한 책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가 출간됐다. 해당 책의 인세는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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