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이병헌 등 기라성 같은 영화배우들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로 꼽히는 김윤석. 그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것도 아침드라마에. 2006년 방영을 시작해 이듬해 종영한 MBC ‘있을 때 잘해’가 그것이다. ‘있을 때 잘해’는 한국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다. 아침드라마 최초로 시청률 20%대를 연 작품이기 때문이다. ‘있을 때 잘해’가 얼마나 크게 히트했는지 알아봤다.
2006년 7월 17일부터 2007년 3월 9일까지 방영된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는 주인공 오순애(하희라 분)와 그의 불륜 남편 하동규(김윤석 분), 그리고 그들의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여성의 자아 찾기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아침 드라마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기본적으로 결혼 13년 차의 주부인 오순애가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결심하고, 이후 홀로서기와 딸의 양육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오순애가 직장에 다니며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사랑을 찾는 과정을 담은 이 이야기는 많은 여성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빠른 전개와 강력한 캐릭터들로 주목받았다. 오순애는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전통적인 주부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결심하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딸 하유미(김보라 분)와의 관계, 그리고 정신 상담을 맡은 의사 강진우(변우민 분)와의 새로운 사랑이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한편 오순애의 불륜 남편인 하동규는 아내의 이혼 후에도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재산을 빼돌려 외국으로 도망친다. 이 드라마는 그만큼 복잡한 감정선과 갈등을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매일 아침마다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사했다.
주요 등장인물들 역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이 드라마의 매력을 더했다. 하희라가 연기한 오순애는 헌신적인 주부에서 독립적인 여성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하동규 역을 맡은 김윤석은 불륜을 저지르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이 드라마 덕분에 김윤석은 이후 영화계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가 연기한 하동규는 처음에는 능글맞은 악역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인간적인 갈등과 후회를 드러내며 복잡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로 변해갔다. 이 외에도 변우민은 오순애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강진우 역할을 맡아 극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인물로 등장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시청률이다. 아침드라마라는 한정된 시간대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 ‘있을 때 잘해’는 방영 3개월 만에 시청률이 20%를 넘는 기염을 토했다. ‘지각시계’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많은 직장인이 출근 시간을 미루며 시청을 즐겼다.
방송 초반에는 시청률이 저조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점차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면서 급격히 시청률이 상승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져 최종적으로 AGB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으로 평균 시청률 16.3%를 기록하며 마지막 회에서는 12.5%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2006년 11월 24일 방송된 95회 분에서는 최고 시청률 21.3%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는 아침드라마로는 전례 없는 높은 시청률이다. 덕분에 MBC 아침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과를 거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은 단순히 시청률에 그치지 않았다. ‘있을 때 잘해’는 주로 집안일에 헌신하는 전형적인 주부 캐릭터를 그리면서도 주인공 오순애가 가족과 사회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으려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묘사했다. 또한 남편의 외도로 시작된 갈등이 결국 오순애의 자아 찾기로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는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김윤석은 이 드라마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악역의 면모를 선보였다. 그의 불륜과 그에 대한 대처는 많은 시청자에게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김윤석은 인터뷰에서 “매일 아침 욕을 먹으며 연기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외도한 남편을 연기하면서도 관객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복잡한 감정을 담아내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윤석은 이 드라마 이후 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타짜’와 같은 영화에서의 성공을 통해 그를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김윤석은 ‘있을 때 잘해’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아침드라마가 아니라 이후 MBC 아침 드라마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있을 때 잘해’의 성공은 아침드라마의 가능성을 열어줬고, 후속 작품들이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있을 때 잘해’는 MBC 아침드라마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이후 ‘주홍글씨’, ‘당신 참 예쁘다’ 등 후속 작품들 역시 ‘5글자 드라마’라는 불문율을 따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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