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SON 1. 지나치게 씻어서
」
어느새 한국인에게 ‘1일 1샤워’는 매너가 됐다. 그런데 위생이 개선됨과 동시에 피부 건조를 호소하는 사람은 나날이 늘고 있단 사실을 아는지? 겨울에도 피지가 충분히 분비되고 피부 장벽도 튼튼한 사람은 보디 클렌저로 매일 씻는 게 이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 비누를 비롯한 거품 나는 클렌저의 계면활성제가 가뜩이나 부족한 피지와 장벽 구성 성분까지 몽땅 씻어내 피부가 점점 더 건조해진다. 때밀이 타월 또는 거친 샤워 도구, 알칼리성 비누, 물리적 스크럽까지 쓰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또 수영장 물의 염소, 과하게 쓴 세탁 세제가 피부에 남아 장벽을 파괴하기도 한다.
SOLUTION 손, 발, 목, 생식기 등만 매일 씻는 등 전신 샤워 횟수를 줄이거나, 보디 클렌저 없이 미지근한 물로만 빨리한다. 아니면 보습 성분 함량이 아주 높은 샤워 오일, 크림 형태 보디클렌저를 써서 씻는 동시에 보습을 한다. 이런 제품은 원래 거품이 많이 나지 않으며 헹군 후에도 미끈거리는 건 보습 성분이니 다시 씻어내지 않아야 한다.
REASON 2. 건성 피부인데 보습제를 잘못 써서
」
‘건성 피부’와 ‘건조한 피부’는 같은 말처럼 들리지만 엄밀히 따지면 다른 뜻이다. 건성 피부는 유전적 요인이 크며 피지 양이 절대 부족해 쉽게 거칠어지고 잔주름이 생기는 피부다.
반면 건조한 피부는 일시적으로 수분, 유분이 부족해진 상태. 예를 들면 자외선을 많이 쬔 후, 피부과 시술받은 후, 겨울이나 봄 등 습도가 낮을 때는 누구나 피부가 건조해지지만, 건성 피부는 사시사철 건조하며 악조건을 만나면 더욱 나빠진다. (편의상 이 칼럼 제목엔 악건성 피부를 매우 건조한 피부와 같은 의미로 썼다.)
SOLUTION 건성 피부는 피부 장벽 구성 성분인 일명 ‘세콜지(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기타 지방산)’를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공급해 주는 게 중요하다. 그 외에도 시어버터, 호호바 오일, 스쿠알란, 카프릴/카프릴릭트리글리세라이드 같은 유분 함량이 많고 깊숙이 전달돼 피지처럼 작용하는 보습제를 습관적으로 쓰는 게 좋다.
반면 변성 알코올, 딥 클렌징, 티트리 오일, 살리실릭애시드, 스크럽, 파파인 효소, 천연 비누 등 표현이 든 제품은 주로 지성피부용이니 피하는 게 좋다. 레티놀, 비타민 C 등은 일시적으론 피부를 더 건조하게 하지만 보습을 잘 하면서 쓰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REASON 3. 자연 노화 & 광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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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피부 노화의 첫 징후가 바로 건조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80%는 노인성 피부 건조증이 있다고 한다. 보통 30~40대부터 깊은 주름은 안 보여도 피부가 얇아지면서 피지 분비, 콜라겐, 엘라스틴 같은 구성 성분량, 수분 보유력이 모두 떨어져 속부터 건조해지는 걸 느낀다.
더해 지나친 자외선 노출은 피부 노화, 건조를 촉진한다. 특히 야외 활동을 자주 하거나 피부가 잘 타지 않고 빨갛게 익기만 하는 사람은 경각심을 가질 것.
SOLUTION 몸 피부에도 레티놀, 아데노신, 펩타이드 등 주름 개선 성분을 꾸준히 바르면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광노화, 잔주름 같은 초기 노화를 어느 정도 지연시킬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가 레티놀, 레티닐아세테이트, 레티닐팔미테이트 같은 비타민 A를 바르는 보습제에 최대 0.05%, 씻어내는 제품엔 0.3%까지만 쓰도록 화장품 규정을 개정했다. 일부 고용량 비타민 A 보충제를 먹는 사람들이 경피 흡수까지 하면 과잉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심한 건조 때문에 가렵기까지 하다면 피부염으로 번지는 중일 수 있다. ‘가려움 개선 기능성’ 보습제를 충분히 자주 바르고, 그래도 가라앉지 않으면 빨리 피부과 전문의를 찾을 것.
REASON 4. 보습제 바르는 습관이 안 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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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피부가 건조해도 보습제를 가까이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얼굴엔 아침저녁 바르지만 몸은 종종 잊어버리거나, 꼭 샤워 후에만 발라야 하는 줄 알고 피부가 점점 건조해지는데 방치하거나, 하필 지성 피부용 보습제를 써 별 효과를 못 보기도 한다.
SOLUTION 보습제를 잘 발라도 계속 옷에 쓸려 없어질 수 있다. 핸드 크림을 바를 때 팔까지 바르는 식으로 마른 피부에도 수시로 덧발라야 한다. 종일 옷에 가려지고 땀 흘릴 일도 적은 겨울 보디 피부는 건조할 뿐 더러운 건 아니다. 꾸준히 쓰는 기본 보습제 외에 회사 책상, 집 욕실, 침대 옆 같은 곳에 좋아하는 보습제를 두고 생각 날 때마다 바르는 습관을 들이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지 않는다.
REASON 5. 모공각화증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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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닭살’이라 불리는 모공각화증은 모공 주위에 각질이 단단히 쌓여 생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지만 앞에서 말한 피부를 건조하게 하는 행동을 했을 때, 건조한 계절에 더 심해진다.
몸, 특히 팔다리 피부는 원래 얼굴보다 각질층이 두꺼운데 모공각화증까지 있으면 다른 덴 지성 피부인 사람도 푸석하고 건조하게 느낄 수 있다. 만약 각질을 물리적으로 싹 밀어버린다면? 잠깐은 매끈해지겠지만 곧 더욱 악화될 것.
SOLUTION 보습과 동시에 각질을 부드럽게 해 모공 주위에 쌓이지 않게 하는 우레아, AHA, BHA 등 산이 포함된 보습제를 꾸준히 쓴다. 고농도는 자칫 자극적일 수 있어 저농도부터, 또는 AHA, BHA보다 순한 산인 PHA, LHA, IP-BHA 등을 함유한 제품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심한 노인성 피부 건조증, 발뒤꿈치, 팔꿈치, 무릎 등엔 바로 고농도 우레아 보습제, 또는 의약품 각질 연화제를 쓰기도 한다.
REASON 6. 난방을 과하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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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 난방은 당연한 거 아니야?’ 싶겠지만 그 방법이 문제다. 실내 온도가 높을수록 상대습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또 온풍기, 전기난로의 바람, 열기를 가까이서 쐬면 사람도 오븐 속 음식 같은 상태가 될 수 있다. 전기 담요도 피부에 닿는 온도가 60도 이상이면 통증도 못 느낀 채 수비드처럼 저온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당연히 피부가 손상되고 건조해진다.
SOLUTION 난방 온도를 올릴수록 가습도 더 해줘야 한다. 난방기구는 멀리 떨어뜨려 바람, 열기가 간접적으로 닿게 하고 전기 담요, 장판은 그 위에 충분히 두꺼운 시트를 깔고, 잠옷을 입고 쓰며 온도는 너무 높지 않게, 일정 시간이 지나 침구가 충분히 데워지면 꺼지도록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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