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그간 시장을 이끌었던 주도주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주목하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수익과 매각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실물 자산을 보유하고, 연간 배당수익률이 일반적으로 5%대 이상으로 높아 안전자산으로 불린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소외됐던 부동산 업종이 약진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만큼 리츠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5~7일 사흘 동안 코스피 지수가 4.03%, 코스닥 지수가 3.95% 떨어진 것을 비롯해 국내 지수 144개 중 132개가 하락했다. 그중 ‘KRX 리츠 TOP10지수’(-0.23%)와 ‘KRX 부동산리츠인프라지수’(-0.62%)는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률을 기록해 선방했다.
최근 한 달(7월 8일~8월 7일)로 기간을 늘리면 두 지수는 각각 5.26%, 3.37% 올라 각각 국내 지수 상승률 4위와 7위를 차지했다. 종목별로는 롯데리츠가 18.07% 오르며 상승률이 가장 컸다. 이리츠코크렙(11.18%), 신한알파리츠(7.58%), 디앤디플랫폼리츠(6.66%), SK리츠(6.37%) 등 상장된 24개 리츠주 중 18개가 올랐다. 이 기간 해당 리츠주들을 기관이 총 206억원, 외국인이 108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개인은 251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리츠주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리츠는 금리가 내려가면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 그만큼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늘어난다.
시장 금리는 이미 하락세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 한 달간 3.1%대에서 2.9%대로 내렸다. 최근 SK리츠는 4% 이하에 회사채를 발행했고, 롯데리츠는 담보부사채를 3.5%대에 발행했다. 최대 조달금리 대비 300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르면 내년부터 가중 평균 금리가 내려가고 배당이 상향 조정되는 리츠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부동산 업종이 선전 중이다. 7월 29일~8월 2일 S&P500 부동산 업종은 2.8% 상승했다. 금융(-3.0%), 에너지(-3.7%), 경기소비재(-4.3%), IT(-8.0%) 업종이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는 최근 증시 조정 속 투자 전략 중 하나로 리츠를 제시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 장세에서는 상대적으로 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논란에서 자유롭고 그동안 증시 랠리에서 소외됐던 부동산, 유틸리티, 에너지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금리 인하 수혜 상장지수펀드(ETF) 중 하나로 미국과 국내 리츠 ETF를 꼽았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 부동산 리츠 인프라’, 우리자산운용의 ‘WOORI 한국 부동산 TOP3 플러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 MSCI 리츠(합성 H)’ ETF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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