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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비 깎아달라 하고 반말로 무시”…손님 죽여버린 종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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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나보다 어린놈이 반말하고 때리고 숙박비도 제대로 내지 않으려고 해 화가 치밀었다.

숙박업소 종업원이라고 나를 허투루 대해? 그래서 난 그놈을 처리하기로 결심했다.

그놈은 175cm 90kg 되는 건장한 30대 남성이기에 나(162cm 80kg)는 그놈이 잠들기를 기다려 둔기로 때려죽였다.

이어 팔, 다리, 머리를 몸통에서 절단해 분리해 버렸다.

이제 그놈의 토막시신을 버리면 아무도 모른다. 한강으로 가자.

큰 배낭에 몸통을 넣었다. 몸통은 40kg으로 무척 무거웠다. 그다음 다리가 무거웠고 머리는 9kg가량 느껴졌고 한쪽 팔은 그다지 무겁지 않았다.

몸통이 가장 무거웠기에 한강에 버리면 곧장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풍덩’ 하더니 몸통이 물 위에 떠 올랐다.

‘아뿔싸’ 외쳤지만 이젠 돌이킬 수도 없다.

보복하더라고 이성적으로 계산하면서 해야 했었다. 죽이지 말고 아킬레스건을 절단할 걸 그랬다.

여러분들은 내 경우를 기억해 나와 같은 멍청한 짓을 하면 안 된다. 절대로 살인하지 말아야 한다.”

이상은 2019년 8월 8일, A 씨(1986년생)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한강에 버린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범인 장대호(1980년생)가 2019년 12월 초 서울구치소에 쓴 회고록을 토대로 쓴 사건 개요다.

◇ 열대야로 잠 못 든 그날 아침 “야 얼마야” 반말이 비극의 씨앗

서울 구로구 대림동 한 모텔 지배인인 장대호는 다른 종업원과 교대로 하루 24간씩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었다.

8월 8일은 새벽까지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최저기온 섭씨 25.9도)였기에 장대호의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침 6시쯤 모텔 문을 열고 들어온 A 씨는 “야 얼마야”라며 대뜸 반말로 요금을 물었다.

이에 기분이 상한 장대호는 “뭐”라고 반말로 대꾸한 뒤 “4만원입니다”고 답했다.

A 씨는 “3만원에 하자”고 깎기에 나섰고 장대호는 “안된다, 다른 곳으로 가라”고 맞섰다.

잠시 옥신각신하던 중 A 씨는 ‘알아서 하라’는 듯 자기보다 훨씬 작은 장대호의 배를 주먹으로 가볍게 4차례 때렸다.

모텔 종업원 생활을 14년간 해 왔던 장대호는 경험상 더 따져봤자 모텔 전체가 시끄러울 것으로 판단, “그럽시다”라며 A 씨를 301호실로 안내했다.

◇ “저 양아치를 그냥” 분노에 떨던 장대호…가장 무거운 둔기를 들고

카운터로 돌아온 장대호는 숙소에 가서 누워 쉬었지만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나를 모욕한 저 양아치를 손봐야겠다”며 복수를 다짐했다.

이에 모텔 응급 수리용으로 갖고 있던 공구함을 열어 가장 무거운 둔기를 택한 장대호는 아침 9시쯤 마스터키와 둔기를 들고 301호로 향했다.

당시 장대호는 문을 열어 보고 A 씨가 깨어 있다면 그냥 나올 생각이었다.

301호 문을 열자 A 씨는 편안한 복장으로 잠에 취해 있었다.

◇ 둔기 마구 휘둘러 살해…피해자는 조선족 귀화 남성

장대호는 A 씨가 숨진 것을 확인하자 피해자 휴대폰을 박살 낸 뒤 주머니를 뒤져 신분을 확인했다.

피해자는 중국 조선족으로 한국에 귀화해 경기도 화성시에 살고 있었다. 전날부터 대림동 노래방에서 지인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뒤 잠시 잠을 청하기 위해 모텔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A 씨를 잔인하게 살해한 장대호는 피해자 지갑에서 현금 16만 원이 나오자 “돈도 있었으면서…다 냈으면 안 죽었잖아”라고 죽은 이에게 화풀이했다.

장대호는 이 돈으로 교대자에게 “301호 손님에게 3일간 숙박료를 선불로 받았다”며 돈을 준 뒤 전기 자전거를 타고 인근 도림천으로 가 피해자 휴대폰을 버렸다.

◇ 시신을 없애 버리면 아무도 모른다…토막 내 한강 유기

장대호는 불안감에 모텔내 숙소가 아닌 인근 모텔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음날인 9일 아침 업무 교대를 위해 모텔로 돌아와 피해자 시신 처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장대호는 혼자 시신을 유기할 수 없다고 판단, 토막 낸 뒤 버리기로 했다.

시신만 처리하면 살해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모텔 내 CCTV가 현관 입구밖에 없기에 301호가 있는 3층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한 장대호는 근무가 없는 10일 밤 톱칼, 절단기 등을 이용해 피해자 시신을 토막 냈다.

시신 부패를 지연시키기 위해 에어컨을 최대한도로 가동했고 방향제도 여러 개 설치했다.

◇ 큰 배낭엔 몸통, 기타 넣는 가방엔 다리, 작은 가방엔 머리…가양대교 부근 유기

장대호는 몸통은 큰 배낭, 다리는 기타가방, 머리는 작은 가방에 각각 넣은 뒤 2019년 8월 11일 새벽 2시, 머리가 든 작은 가방은 가양대교 인근에 버렸다.

11일 밤 근무를 평소 알고 지내던 이에게 “잠시 봐달라”며 맡긴 뒤 11일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에 걸쳐 몇 차례 나눠 몸통, 팔다리를 가양대교로 가 버렸다.

◇ 8월 12일 마곡철교에서 몸통 발견, 16일 오른팔, 17일 머리

장대호가 버린 A 씨의 몸통은 8월 12일 오전 9시15분쯤 가양대교에서 서쪽으로 2km가량 떨어진 마곡쳘교 남단 부근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몸통만으로 신원을 판단하기 어렵다면 인력을 총동원해 주변 한강 일대를 살폈다.

그 결과 8월 16일 오전 10시40분 행주대교 남단에서 오른쪽 팔꿈치부터 손이 있는 부위, 17일 오전 10시45분 방화대교 남단에서 A 씨의 머리를 회수했다.

◇ 머리 발견에 장대호 자수 결심…8월 16일 밤 서울경찰청에 자수했지만 “종로서로 가라”

장대호는 8월 16일 낮 A 씨의 머리 부분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하자 자수를 결심했다.

그날 오후 5시쯤 사건 담당인 고양경찰서 형사와 A 씨 가족의 실종신고 수사를 하던 화성경찰서 형사들이 찾아와 ‘A 씨가 이 부근에서 택시에서 내렸다. 혹 본 적 없는지’를 물었지만 “모른다”고 답했다.

장대호는 8월 16일 밤 10시 택시를 타고 서울경찰청 안내실을 찾아 “자수하러 왔다, 강력계가 어디냐”고 했지만 안내실 담당자는 “개별 사건은 경찰서로 가야 한다. 종로 경찰서로 가시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다시 택시를 타고 종로경찰서를 찾은 장대호는 긴급체포 돼 17일 새벽 1시 고양경찰서로 인계됐다.

◇ “피해자에게 할 말 있나”→ “다음 생에도 또 그러면 너 나한테 또 죽어”…서울청 관계자들 징계

장대호는 2019년 8월 18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때 기자들이 “피해자에게 하고픈 말이 있냐”고 하자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고 외쳤다.

한편 “자수하고 싶다”고 찾아온 장대호를 ‘종로 경찰서로 가라’고 돌려보낸 서울경찰청 안내실 당직 직원과 관리 선상에 있는 간부들은 견책(2명)과 경고(5명) 처분을 받았다.

◇ 1~3심 검찰 사형 구형, 법 무기징역…장대호 법정서 카메라 향해 손 흔들기도

2019년 10월 8일 검찰은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장대호에게 “범행이 실로 잔인하며 반성 기미도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지만 11월 5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 장대호는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여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2심에서도 검찰은 사형을 요구했으나 2020년 4월 16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 역시 무기징역형을 유지했다.

장대호는 형량이 많다며 상고했지만 2020년 7월 29일 대법원에 의해 무기징역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머니s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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