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대상 BE그룹장 인터뷰
서울 성수동ㆍ부산 광안리서 2차례 팝업…차별화 김치 콘텐츠로 문전성시
“종가가 끌어낸 ‘김치의 변화’ 초점”…김치 파우더ㆍ스프레드ㆍ아이스크림 등 선봬
“방문객 15% 외국인…글로벌 푸드로 사랑받길”
밥·된장국 옆 김치, 전형적인 김치 이미지에서 벗어나 틀을 깨고 싶었어요.
7일 서울 종로구 인의동 대상그룹 사옥에서 만난 이정훈 대상 BE(Brand Experience)그룹장은 작년 10월 서울 성수동, 지난달 부산 광안리에서 진행한 국내 최초 김치 팝업스토어 ‘김치 블라스트(KIMCHI BLAST)’를 기획한 의도에 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세계에서 K푸드 열풍이 불며 올 상반기 우리나라 김치 수출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김치에 대한 편견이 크다는 뜻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와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김치 수출량은 2만3900톤(t)이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4.8% 증가한 역대 최대치다.
김치 수출 대표주자인 대상 종가는 작년에 이어 올해 두 차례 김치 팝업을 열며 국내외에 ‘새로운 김치’를 알리고 있다.올해 팝업은 ‘김치의 무한한 상상, 즐거움이 되다’를 주제로 차별화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김치의 원재료를 감각적으로 배치한 공간에서 인증샷을 찍거나, 김치 파우더·스프레드를 즐기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두 차례 팝업 모두 약 10일 운영 기간 동안 문전성시였다. 총 2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김치 팝업을 주도한 이 그룹장은 “팝업 준비 기간 김치의 역사부터 설명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대신 종가가 끌어낸 김치의 변화가 얼마나 놀라운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김치 원재료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MZ 세대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브랜드로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이런 의도대로 김치 팝업은 히트를 쳤다. MZ세대 놀이터로 주목받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연일 화제였다. 이 그룹장은 “부산 팝업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실시간 이슈 1등은 물론 해시태그도 1만 건 이상 기록했다”며 “팝업 해시태그는 보통 굿즈를 받으려는 인증용이라, 다음날 바로 지우는데 김치 팝업 관련은 이후에도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내 피드에 계속 둬도 부끄럽지 않은 콘텐츠라는 의미 아니겠나”라며 웃어보였다.
이 그룹장은 김치를 주제로 한 감각적 공간, 다양한 형태의 김치 소개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치 파우더를 비롯해 부산 팝업에서 선보인 김치 스프레드, 김치 아이스크림이 대표적이다. 그는 “김치 파우더는 종가 공장에서 생기는 김칫국물을 건조한 제품 ”이라며 “기존에도 있던 제품이지만, 실제 김치를 넣은 곳은 드물다”고 했다. 이어 “김치 스프레드도 김치가 들어갔고 유산균도 살아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산호 셰프와 함께 협업한 ‘종가 김치 블라스트 아이스크림’은 특히 인기였다. 이 그룹장은 “아이스크림은 삼겹살 기름에 김치를 넣었을 때 풍미가 터지는 맛을 구현하려 했다”며 “기존 제품은 단맛에 집중해 대개 딸기 맛이 났는데, 저희 아이스크림은 베이컨의 기름진 맛에 매콤함이 감도는 완전히 새로운 맛”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신선한 시도 덕분에 김치 팝업은 외국인 방문도 많았다. 이 그룹장은 “부산 팝업 방문객 중 약 15%가 외국인으로 일본, 중국, 미국, 캐다나, 동남아 등 국적도 다양했다”며 “김치의 세계화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계 각국의 전통 식문화에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김치는 어떨까라고 상상했다”며 “그런 김치는 세대 국적불문 사랑받는 음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김치 팝업이 세계인이 김치를 알고 사랑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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